

쌀이지만, 밀과 더 비슷한 특성을 가진 ‘가루쌀’. 최근 정부는 고질적인 쌀 수급 대안과 쌀값 안정, 밀가루 수요 대체 품종으로 가루쌀에 주목하고 있다. 당진시에서도 가루쌀 생산단지가 운영되는 가운데, 지난 3일 가루쌀 생산단지 이앙 연시회 및 농업인 현장 간담회가 대호지면 적서리 일원에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농촌진흥청이 주최하고 충청남도 농업기술원, 당진시농업기술센터(소장 구본석), 대호지농협(조합장 남기찬)이 주관했다.
현재 대호지농협이 충남 지역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인 ‘2023년도 가루쌀 생산단지 조성사업’에 선정돼, 남우용 외 34명의 농가가 43.77ha 규모로 가루쌀을 재배하고 있다. 내년에는 60ha, 2025년도에는 100ha, 2026년도는 150~200ha 재배를 계획하고 있으며 당진낙농축협 및 당진축협과 협조해 동계작물로 사료작물을 재배할 계획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이 자리했다. 조청장과 어기구 국회의원이 이앙기에 탑승해 바로미2 이앙 시연을 선보였고, 이후에는 가루쌀 생산농가 및 유관 기관장과 쌀 생산 및 농업인단체 대표 등이 자리한 가운데 애로사항 등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밀가루 대체하는 가루쌀 ‘바로미’
가루쌀 ‘바로미2’는 수원542호(IT247750)과 조평(임시번호 178114)을 교배해, 가루 성질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현시켜 탄생한 품종이다. 일반 벼처럼 논에서 자라지만, 밥 짓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밀가루를 대체해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다. 일반 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가루로 빻아 쓸 수 있어 제분 비용도 덜 들고 가공 시간도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생육기간이 짧아 콩과 밀 등과 이모작도 가능하다.



이날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 김기영 과장이 가루쌀 품종 특성과 이앙 후 주요 재배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가루쌀 ‘바로미2’가 효율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료곡의 안정적인 생산이 중요하다. 일반 쌀에 비해 수발아(수확 전 이삭에서 새싹이 돋는 현상) 발생 위험성이 높아, 늦은 이앙(6월말~7월초)을 권장했다. 이어 단위 면적당 모 심는 간격과 모 포기 수 등 가루쌀 표준 재배 기술과 모내기 이후 핵심 재배관리 기술 등에 대해 설명했다.
현장 간담회


남기찬 대호지농협 조합장: 가루쌀 생산단지 조성사업 시설장비 지원사업은 가루쌀 생산에 대한 것만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동계2모작 재배를 유도하고 있지만, 동계작물 재배 및 수확에 대한 건조장·저온저장시설 등 시설장비가 전무한 상황으로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서명원 연호영농조합법인 대표: 내년에 종자는 최소한 1.5배 이상 보급해줘야 농사가 가능할 듯하다. 당진지역 농가에서는 바로미2 심었을 때의 소득이 일반 벼를 생산했을 때의 소득과 비교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앞으로 전략직불금 정책을 보완해 농가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해달라. 앞으로 재배단지가 집단화되지 않으면 농업용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부의 가루쌀 재배단지 확대 계획이 너무 빠르다. 농민들이 올해 생산량을 보고 추후 재배 규모를 결정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최우현 당진시농업회의소장: 오리와 철새들이 심은 작물을 먹어버릴 우려도 있어 이를 고려해야 한다.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제 약품과 방제 방법을 추천해달라.
남우용 전 대호지농협조합장: 대호지에서 35개 농가가 가루쌀을 재배하고 있는데 모두 품질 관리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다른 벼도 수확을 하는 시기이기에 순도 100% 가루쌀을 생산할 수 있을지 큰 관건이다. 가루쌀만을 수확·보관할 수 있는 시설 장비가 필요하다.
손주현 당진시4-H연합회장: 청년농업인들이 농촌진흥청이 공모하는 임대형 스마트팜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토지 임대 스마트팜 사업비가 1인당 10억인데 자부담과 융자를 포함해서 5억 가까이 되는 금액을 청년농업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제 영농을 시작하는 청년농업인에게는 그만큼의 자본을 준비하기란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상황을 살펴봐달라.
임준택 한국후계농업경영인 당진시연합회 수석부회장: 가루쌀 재배농가의 한 일원으로서 제일 불편한 점이 논에 물 대기가 참 힘들다. 일반 벼 물대기 시기에 가루쌀을 심기 때문에 양수 공급이 어려워, 기관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현재 가루쌀에 대해 최적의 보관 방법을 찾고 있다. 수확기가 되면 농민들의 어려움에 대해 해결 방법을 제공하려고 한다. 일반 벼와 비교하면 모판에 심은 종자 양이 적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연구를 해서 표준 양을 설정했고, 모판이 종자가 굉장히 빽빽하게 크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루쌀을 재배해서 농가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전략직불금이나 수매가 등 세심하게 관리해나갈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가루쌀 생산단지에 물을 공급해주도록 농어촌공사에 공문 조치가 이뤄졌다. 다만 농업용수가 궁극적으로 해결되려면 생산단지가 좀더 규모화돼야 한다. 작은 면적으로는 물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지 면적이 커지면 물을 공급하는 게 더 용이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가루쌀 재배 면적을 너무 급하게 늘린 것 아니냐 하는 부분은 그만큼 쌀 문제가 우리에게는 시급한 현안 문제인 것이다. 정부 목표는 2026년까지 4만ha까지 확대하는 것이고 이를 역산하다 보니 급하게 늘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런데 가루쌀 생산단지 수요조사를 해보니 ‘생산 면적을 더 확대하겠다’는 의향을 보이는 곳들이 꽤 있어 현재 목표가 너무 무리한 목표는 아니라고 본다. 한편 약재에 대해서는 친환경농업과도 연계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실무적으로 검토해보겠다.
안유영 농식품부 가루쌀산업육성반 과장: 단지가 많이 조성된 경우에는 거점농협 RPC를 통해 건조·저장시설을 확충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가루쌀 소득의 경우 농가들이 좀더 많은 소득을 받을 수 있도록 직불금을 계속 상향할 계획이다. 가루쌀 수요처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많을 것이다. 저희가 지역 제과점 19곳과 가루쌀 레시피 메뉴 개발을 하고 있고, 기업 경우에는 15개 기업(농심·삼양식품·SPC 등)과 19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빵류만 아니라 면류, 기타 식품류, 치킨너겟 등에 들어가는 튀김가루 등에 가루쌀이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조화롭게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일반 쌀과 섞이지 않도록 농가에서 세심히 관리해주고, 식품에 들어가는 원료이기에 품질이 균일하게 생산해줬으면 좋겠다.
어기구 국회의원: 국회에서 제가 주요 농작물에 대해 최저가격을 보장해주는 주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입법 발의하려고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대호지농협의 가루쌀 재배면적이 2026년까지 최대 200ha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재배 및 생산기술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앞으로도 현장지원을 통한 당진 농업인들의 영농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