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당진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와 대규모 제철소인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운영 중이다. 때문에 지난 30년 동안 당진지역의 주요 현안은 ‘환경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산업화를 통해 인구가 늘고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는 커졌지만, 한편으로는 환경문제로 인해 거주 환경은 갈수록 악화됐다. 민선8기 당진시가 내건 슬로건처럼 ‘그린경제도시’는 가능한 것일까?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환경과 경제가 균형 잡힌 도시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지,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울산과 포항, 그리고 독일 슈투트가르트와 프라이부르크 사례를 통해 당진시가 그린경제도시로 나아갈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벤츠와 포르쉐 본사가 자리한 독일 슈투트가르트는 당진과 같이 공업으로 성장한 도시다. 도시의 삼면이 산과 구릉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여서 풍속이 느리고 강수량이 적은 특성으로 인해 바람이 흐르지 않아 대기오염이 매우 심각했다. 슈투트가르트는 ‘독일의 미세먼지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지역의 산업화와 이에 따른 인구·차량 증가는 상황을 크게 악화시켰다. 19세기 산업화 시대부터 이 지역의 대기오염 문제는 지역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았다.

바람길을 내는 ‘그린U포레스트’

슈투트가르트에서는 지역의 환경문제 개선을 위해 수많은 대응책을 강구해왔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나무를 심어 바람길을 내는 ‘그린U포레스트’ 정책이다. 바람이 잘 통하지 않은 분지 지형을 극복하고자 바람길을 통해 대기오염물질 정체 현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는 도시 밖 산지와 도심 주택가 사이에 생태다리와 숲길을 조성하는 등 도시 안팎을 녹지로 연결하는 바람 통로를 만들었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숲에서 뿜어나오는 차가운 공기가 녹색통로를 타고 시가지로 내려와 도심의 오염된 뜨거운 공기를 밀어 올리는 원리다. 숲에서 공급된 냉기로 도심의 열섬현상이나 열대야까지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슈투트가르트는 이러한 바람길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계획 및 건축물과 관련한 많은 제약을 두고 있다.

“이미 80년 전부터 대기오염 등 기후변화를 고려한 도시계획을 해왔습니다. 슈투트가르트는 분지형 도시이기 때문에 건물들 사이사이 바람길이 형성되도록 해 대기오염물질 정체 현상을 최소화하고 기후변화적응 문제에 대해 고민을 꽤 오래 전부터 해왔죠. 건물 하나를 짓거나 리모델링할 때도 굉장히 강력한 연방건축물규정법인 '바우게제츠부흐(Baugesetzbuch)'의 통제를 받습니다.”

도시계획부터 차량 통제까지 ‘철저’

슈투트가르트는 독일에서 유일하게 도시기후연구부를 가진 곳이다. 시민들의 건강영향을 고려한 도시계획은 물론 대기오염 문제와 소음, 교통 부문과의 연계를 통해 기후변화 적응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왔다.

풍속이 느린 이 지역에서는 1930년대부터 건물들이 바람길을 막지 않도록 도시계획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바람길 주변은 건축물 제한뿐만 아니라 도심에 가까운 구릉에 개축을 비롯한 신규 건축 행위도 엄격하게 금지한다.

슈투트가르트는 ‘그린 블루 인프라 스트럭쳐’ 계획을 통해 시 녹지를 얼마만큼 늘리면 기후위기적응에 도움이 되는지 정성적인 것은 물론 정량적으로도 평가하고 있다. 녹지와 분수의 위치를 어떻게 해야 열섬현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지 설계하는 식이다. 최근 도시계획시 중점을 두는 점은 도시 규모가 더 팽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미세먼지 역시 슈투트가르트의 고민거리다. 슈투트가르트는 분지형 도시라는 특성 때문에 독일 내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슈투트가르트의 미세먼지 발생원 1위는 차량이다.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미세먼지 전구물질인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을 줄이기 위해 차량 운행 속도를 통제하고 2009년부터는 원칙적으로 트럭의 도심 진입을 막는 등 다양한 규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