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후 충남도의원
홍기후 충남도의원

석문면, 고대면, 송산면의 면민들이 직접 나서 충남도에서 추진하려던 축산복합단지 조성계획을 막아냈다.

충남도에서 추진하려는 ‘스마트 축산 복합단지’는 민선8기 김태흠 도지사의 공약으로 당진의 석문간척지와 보령서천의 부사간척지에 각각 180ha 규모로 30만 두씩 총 360ha에 60만 두의 축산산업단지를 1.2조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총선 내내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30만 마리 축산단지 조성문제는 시내와 거리에 현수막이 수도 없이 붙었음에도 사업에 대한 진행상황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충남도의회에서는 석문간척지 30ha에 6만 두를 시범모델로 추진하기 위한 실시계획 용역비 12억원이 해당 상임위인 농수산해양위원회를 통과하여 4월 2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었던 것이다.

4월 10일 도의원 보궐선거로 당선되자마자 등원하여 15일부터 시작된 임시회의 안건인 1차 추경예산자료를 검토하던 중 당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스마트 축산 복합단지의 시범모델 실시계획 용역비 예산이 수립되어 심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지하였다. 우선 급한대로 민주당 의원들과 예결위 소속 의원들에게 사업의 부당하다는 의견과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또한 바로 이미 구성되어 있던 석문, 고대, 송산주민들의 대책위 대표를 만나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건의하였다. 대책위는 회의를 소집하여 3개 면대책위에서 예결위의 예산심사일인 22일에 도청에서 집회를 결정하였다. 당일 300여명의 주민들이 농번기를 맞이했음에도 바쁜 일손을 제쳐두고 집회에 참석하였다.

결국 도의회 예결위에서는 본 사업의 주민수용성 및 타당성 부족을 들어 시범모델 용역비 12억을 삭감했으며 당진에 30만 마리의 대형축사가 건립될 위기를 시민들이 직접 나서 막아내었다.

김태흠 지사는 축산인들이 양복을 입고 출퇴근 할 수 있는 스마트한 축산단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돼지 30만마리를 키우는 대형축산단지 조성의 문제는 악취 문제, 질병발생시 처리문제, 물공급의 문제 등을 걱정하는 당진시민들을 설득해내지 못했다. 아니 사업의 타당성이나 필요성 그리고 안전성에 대해 아무런 대화나 소통없는 일방적 추진으로 가뜩이나 산폐장, 제철소, 화력발전 등의 입지로 환경에 민감한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번 일련의 사태의 발생과 전개 그리고 결말을 보면서 여러가지 시사점이 있음을 느낀다. 첫째, 행정은 그 시혜의 대상인 주민들을 타자화하지 말고 적극적인 파트너로 생각하고 일방적이거나 권위적으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 축산농가의 의견이나 나라님도 해결 못하는 악취민원 등에 대한 엄밀한 준비를 통해 시민수용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것은 행정의 일방성을 여실히 드러내보이는 것이었다.

둘째, 시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와 시의회는 사업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선제적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도청과 도지사에 전달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셋째, 시민의 안전과 쾌적한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일해야 하는 당진시청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수동적이고 안일한 시민행정을 보여줬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김태흠 도지사는 임시회 마지막날 본회의 장에서 용역비 예산의 삭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사업추진을 위한 행정절차를 지속하겠다며 사업을 완전 포기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아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며 축산단지를 막아내는데 뜻을 같이하는 시민의 대표들은 할 일과 역할이 남아있으므로 그간의 실책을 만회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김태흠 도지사와 도정부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던진 메시지를 다시한번 깊이 가슴에 새기기를 당부한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 국민의 먹거리인 돼지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축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축사의 집적화와 대형화 추진은 더 많은 준비와 주민 수용성을 제고해야 한다. 돼지는 죄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