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악읍 부곡공단 내에 있는 KG스틸이 공장 내 유휴부지에 불법 야적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장 입주 당시 계약한 것과 달리 불법으로 KG모빌리티에서 생산된 차량들을 수개월 동안 공단 내에 적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한국산업단지공단 당진지사로부터 적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고도 불법을 자행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산업단지공단 당진지사는 뒤늦게 사안을 파악해 관리 소홀 혹은 봐주기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철제 대신 산적해 있는 차, 왜?
송악읍 부곡공단에 약 30만 평에 이르는 공장을 운영하는 KG스틸은 냉연강판을 주로 하는 철강 업체다. 공장 옆에 물품을 야적할 수 있는 일부 나대지가 남아 있는 가운데, 이곳에는 냉연강판 및 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재와 제품만을 쌓아 둘 수 있다. 하지만 KG스틸은 KG모빌리티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불법으로 적재했다. 자동차는 전기차량으로, 수출을 앞두고 이곳에 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당초 계획된 용도가 아닌 자재 및 물품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시설을 갖추고 허가 및 변경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올해 초 KG스틸은 자동차를 보관하기 위해 한국산업단지공단 당진지사(이하 산단공)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산단공에서는 ‘산업직접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의해 불법이라고 답변했으나, 답변을 받고도 KG스틸에서는 차량을 보관했다. 지난 18일에 확인된 차량만 약 100여 대였으며, 목격자에 따르면 그 이상의 차량이 보관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KG스틸 지원팀 관계자는 “공단에 (야적이 가능한지) 문의한 것은 맞다”며 “차를 세워두려 했으나 안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고정적으로 차를 세워둔 것이 아니고 ‘보관’한 것”이라며 “영구적인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잠깐인 것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잠시라도 차를 세워둘 경우 불법에 해당하는 사안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KG스틸과 관련한 자재나 제품을 쌓아둘 수는 있어도 차는 안 된다”며 “KG스틸에서 유휴 부지로 사용하면서 공사 증설이나 증설되기 전 제조와 관련된 자재만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로 침수되면서 같이 문제 불거져
불법 적재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18일 당진에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하면서부터다. 이날 오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KG스틸과 대한전선에서 설립하고 있는 당진해저케이블공장 사이 6차선 도로가 침수됐다. 이날 2대의 차량이 침수돼 경찰에 접수됐으며, 취재 과정에서 1대의 추가 피해 차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건설 중인 대한전선의 당진해저케이블공장 내부까지 물이 들어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약 300m 정도 6차선 도로가 침수되면서 당진경찰서 송악지구대에서 출동해 1시간 40분 정도 안섬포구 입구 쪽부터 해당 도로까지 통제했으며, 소방과 함께 약 1시간 정도 걸려 물 빼는 작업이 이뤄졌다.
그동안 침수된 적이 없는 도로인 데다가 6차선 도로가 짧은 시간 안에 침수되면서 원인 규명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날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KG스틸 야적장에서 한꺼번에 물이 쏟아지면서 도로가 순식간에 잠겼다는 증언이 나왔다. 침수된 피해자 측에서는 “도로를 지나가던 중에 갑자기 물이 야적장 쪽에서 쏟아지면서 금방 차가 침수됐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 관계자 역시 “물이 야적장에 내려왔다”고 전했다.
당진시 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도로 끝에 있는 빗물받이가 막힌 것은 아니었다”며 “KG스틸로부터 물이 많이 유입된 빗물 양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침수 이후 KG스틸 담당자와 연락해 현재 응급 조치를 했으며, 향후 조치해 달라는 공문까지 발송한 상태”라고 말했다.
평탄화 작업이 침수 피해 초래했다?
이번 침수 피해가 불법 야적을 하기 위해 땅을 고르는 평탄화 작업을 하면서 불거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G스틸은 지난 4~6월에 걸쳐 약 5만7000여 평의 부지에 평탄화 작업을 실시했다. KG스틸 측에서는 원래도 배수 시설이 갖춰진 곳이 아닌 데다가 단순히 평탄화 작업만 한 것으로, 도로 침수와는 관계 없다는 입장이다. KG스틸의 관계자는 “최근에 대한전선에서 공장을 설립하고,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물이 가로 막히면서 침수가 됐다”며 “평탄화 작업하고 침수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많은 차량을 보관하기 위해 땅을 다지고, 위에 자갈을 깔면서 빗물이 흡수되지 못하고, 추가로 배수 시설까지 확충하지 않아 침수 피해를 야기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산단공 “고발조치 예정”
이번 침수 피해로 인해서 KG스틸의 불법 야적이 드러난 가운데, 산단공의 관리 소홀 혹은 KG스틸에 대한 특혜 의혹도 거론됐다.
KG스틸 야적장에 차량이 적재된 것은 최소 지난 5월부터로, 약 두 달 정도 동안 산단공에서는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산단공의 당진지사장은 “이번에 침수 피해를 조사하다가 불법으로 적재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곡공단에 큰 업체가 KG스틸을 포함해 두 곳뿐인 데다가, 최근까지도 펜스가 설치돼 있지 않아 차량이 적재된 것을 누구나 쉽게 목격할 수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에 KG스틸에서 불법으로 차량을 놓은 것을 ‘알고도 모른 척’한 것인지, 혹은 ‘관리를 소홀’하게 한 것인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한편 산단공과 KG스틸은 입주 계약 당시 생산품을 ‘냉연 강판’으로 계약했다. 법률에 의하면 냉연 강판이 아닌 자동차를 해당 장소에 보관하기 위해서는 새로 변경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어떠한 조치 없이 KG스틸은 자동차를 무단으로 야적했다.
이에 대해 산단공에서는 불법을 자행한 KG스틸에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