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덕읍 운산리에 위치한 한 빌라에 들어가자 악취가 코를 찌른다. 방 두 개에 거실과 주방이 합쳐진 작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나온 쓰레기만 1t 트럭으로 5~6대가 넘는다. 작동하지 않은 김치냉장고에는 형체도 알 수 없이 썩은 음식물로 가득 차 있고, 화장실과 방 곳곳에도 악취의 근원인 음식물이 썩어 가고 있었다. 쓰레기를 들추니 쥐 사체를 비롯해 바퀴벌레와 구더기, 벌레 등이 들끓었다. 손도 댈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 당진소방서 합덕남·여의용소방대(대장 조재국·서혜경)가 봉사에 지난 3일 나섰다.

해당 거주지는 78세의 박 모 할머니 가정으로, 현재 중증 치매를 앓고 있다. 지인의 소개로 어르신 댁을 방문한 이형렬 버그내 채움재가용양센터장이 상황을 당진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이권일)에 전달했다. 당진시자원봉사센터 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한 후 합덕읍에 일부 지원을 요청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봉사자를 구하는 일이었다.

봉사할 인력이 그리 많지 않은 지역 상황에서 당진시자원봉사센터가 당진소방서 합덕남여의소대(이하 합덕의소대)에 도움을 요청했고, 선뜻 봉사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이날 남녀 의소대 대원 약 30여 명이 현장에 방문해 청소에 임했다.

약 15평 정도의 작은 집이라 치울 쓰레기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과 달리, 마대 자루 약 90여 개가 쓰일 정도로 버려야 할 쓰레기와 가전·가구가 가득했다. 1층이지만 계단이 있어 대원들은 직접 쓰레기나 무거운 가전·가구를 옮기는 등 구슬땀을 흘려가며 봉사에 임했다. 이날 봉사자들은 “이렇게 쓰레기가 많을 줄 몰랐는데, 와서 보니 상황이 심각했다”며 “곳곳에 음식물이 썩은 채 담겨 있는 통이 너무 많고, 각종 벌레가 나올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고 말했다.

썩은 음식들이 가득차 있는 김치냉장고
썩은 음식들이 가득차 있는 김치냉장고

특히 봉사에 많이 참여한 여대 대원들은 썩은 음식물을 담은 그릇 등까지도 설거지 하는 등 마지막까지 봉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서혜경 여성대장은 “어려운 봉사였는데 대원들이 함께 해 줘 고마웠다”며 “합덕여대는 단합과 화합으로 잘 뭉치는 단체로, 어떤 일이든 내일처럼 앞장서 줘 감사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