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천읍성 일대에서 처음 열린 ‘또봄면천’.
짧은 준비기간과 날씨 변수 속에서도 축제는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나름의 인상을 남겼다. 또봄면천 계명국 총감독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이번 축제에서 총감독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기획, 운영, 프로그램 구성까지 모두 참여했다. 한 사람이 전체를 맡아 통일성 있게 운영됐다고 생각한다. 나눠 맡았으면 일은 됐겠지만 짊어지고 가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역량도 중요하지만, 책임감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축제의 경우 ‘두달도 안 남았는데 감독 선임해서 진행할 수있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면천 주민들도 기대와 걱정의 시선이 많아, 많이 고민했고 그 책임감이 무겁기도 했다.”
Q. 올해 처음으로 열린 면천의 봄 축제를 통해얻은 성과는 무엇인가?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성과가 있다. 먼저 당진시는 지역을 대표할 새로운 문화예술 콘텐츠를 얻었고, 면천 주민들에겐 스스로 규정해온 한계를 깨는 계기가 됐다. 벚꽃 시즌 정도의 인파를 예상했지만, 둘째 날 오후엔 면천 안의 음식이 모두 동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왔다. 이장님이 ‘면천면이 생긴 이래 이렇게 많은 인파는 처음’이라고 하실 정도였다. 그만큼 면천 주민들에게는 이번축제가 그 한계를 뛰어넘고 자신감을 가질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Q, 축제를 준비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다. 총감독으로 선임된 게 축제 한 달 열흘 전이었다. 기본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세밀한 부분을 신경 쓸 수가 없어 아쉬웠다. 예를 들어 열린 화장실 시스템을 도입해서 총 25개의 가게 화장실을 개방했다.시스템 자체는 갖춰졌지만, 그 화장실까지도 축제 분위기에 맞게 꾸미는 세심함이 적었다.”
Q. 예상보다 외국인이 많이 왔는데 이에 대한 대비는 없었는가?
“이것도 디테일에 대한 아쉬움과 이어지는 부분이다. 외국인들이 올 것이라는 예상은 했으나 준비기간이 짧아서 그런 부분을 못 챙겼다. 팜플릿의 한글 버전도 준비하기에 시간이 너무 빠듯했다. 당진시에서 외국어 안내자료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실제로 잘 진행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다만 현장 안내소에 영어가능자가 근무하고 있었다.”
Q. 첫날 비로 인해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하고일부 행사도 취소 됐다.
“이틀 진행되는 공연은 괜찮았지만, 하루짜리 공연은 조정이 필요했다. 거리극 ‘기사들’은 다음 날 공연했고, ‘잇츠굿’은 비로 인해 25분만 진행됐다. ‘다시, 봄’도 첫날엔 취소됐지만, 다음 날 두 번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못한 공연은 없다. 다들 준비를 많이했는데 비로 인해 아쉬움도 있었다. 그렇지만 첫날이 스토리가 됐다. 첫날을 지내며 의구심이 들기도 했는데 둘째날 너무 많은 분이 찾아주셔서 보상받은 기분이 들었다.”
Q. 축제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정체성은 인위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축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축제의 기반은 다졌다고 느끼고, 이제는 주민들이 이 축제를 어디로 끌고 갈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저는 면천이 어떤 지역인지 완전히 알 수 없다. 그건 지역민의 영역이고, 저는 가능성을 봤을 뿐이다. 물론 제가 지향하는 방향성은 있다. 세계적인 기준의 페스티벌을 꿈꾸고 있지만, 그것은 혼자만의 욕심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Q. 축제는 내년에도 계속되는가?
“장기적인 고민과 방향성은 있지만, 제 의지로만 결정되는 건 아니다. 시청과 재단의 판단이 중요하다. 가능성은 충분히 봤기 때문에, 예산과 주민들의 주체적인 참여가 뒷받침된다면 더 단단한 축제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Q. 해미읍성과 면천읍성의 차이는 무엇이라고보는가. 또한 보완해야 할 점은?
“해미읍성은 이미 다 만들어진 곳이다.콘텐츠 없이 하드웨어가 잘되어 있는 곳이다. 축제전문가 측면에서 봤을 때, 어떤 콘텐츠를 넣을지 그림이 그려지는 공간이라면 좋은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해미읍성도 매력적인 공간이다. 다만 면천읍성은 작다. 식사할 공간도 충분하지 않다.올해는 읍성 안에서도 일부분만 활용했는데, 범위를 더 넓혀서 향교나 그 미술관 그리고 미완성인 성벽 등 주변 공간까지 축제공간으로 확장하면 좋을 것 같다. 먹거리나 콘텐츠 구성도 더 정돈되면 좋겠다. 그렇지만 이번 축제를 진행하면서 면천읍성은 주민들의 의지가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축제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것이다.”
Q. 면천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회성 행사보다는 인프라 마련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프라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이지만, 그전에 주민의 공감과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 이번 축제 준비과정에서 주민들이 제시한 두 가지 주요 요구가 이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읍내 접근성’과 ‘밤이면 금세 조용해진다’는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주차장을 읍내로 우선 배치하고, 야간 실내 프로그램 ‘발견해봄’을 구성했다. 먹거리나 쉴공간 부족 등의 문제도 주민들이 먼저 필요성을 느껴야 변화가 가능하다.
외부 자원을 먼저 도입하기보단, 지역 내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변화에 대한 자발적 움직임이 생겨야 한다. 다만, 숙소 부족 등 지역의 인프라 한계는 면천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면천에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 공연팀도 당진에서 숙박해야 했다. 앞으로는 면천의 범위는 존중하되, 당진이라는 더 큰 범위 내에서 협력과 자원 연계를 모색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희 축제 이름이 ‘또봄’이다. ‘또봄’은 봄이 되면 언제나 만나기로 하는 약속이다. 매년 또 봄이 돌아오니까 지구가 없어지지 않는 한 봄마다 또 만나고 싶어지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는 의지이기도 하고 또 봄이 되면축제를 열자는 제안이기도 하고 봄마다 또 보게 되는 관객을 향한 요청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봤을 때 또 보고싶은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계명국 감독은
- 2001년 ~ 2007년 LG아트센터 공연기획팀
- 2007년 ~ 자라섬재즈페스티벌감독
- 2025년 ‘또봄면천’ 총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