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벼 재배면적 감축 정책에 따라 콩을 비롯한 타작물의 재배 확대가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당진시가 지난 2년간 ‘콩 자립형 융복합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재배 기반과 가공·유통체계를 갖추면서 콩을 활용한 향토음식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있다. 단순한 원물 생산을 넘어, 지역 고유의 맛과 문화를 담은 식도락 콘텐츠 개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2027년 천주교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당진을 찾는 내외국인에게 당진만의 먹거리와 체험거리를 선보이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콩 산업 재배부터 유통까지
당진시는 지난 2022년에 콩 자립형 융복합 단지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2023년부터 2년간 국비 20억 원을 확보해 남부권 중심으로 118ha 규모의 콩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기계화했다. 특히 무굴착 암거배수 기술 도입을 통해 생력화 모델을 구축했으며, 순성농협과 신평농협에는 시간당 2톤의 콩을 선별할 수 있는 콩 색채선별기도 설치했다. 이는 단순한 생산력 확대를 넘어, 체계적인 품질 관리와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반 구축으로 평가된다.
콩으로 만드는 당진 향토음식
가공 및 소비 확대도 병행됐다. 당진콩 브랜드 ‘콩당콩당’과 캐릭터 ‘콩이와 당이’를 개발하고,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외식산업개발원과 협업해 순두부 아이스크림, 순두부크림 녹차라떼, 서리태 수제비 등 대표메뉴를 개발했다. 이들 메뉴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기술이전됐으며 향후 관광지판매 및 시판을 통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노렸다.
대표 가공품으로는 볶은 서리태, 서리태분말, 두유라떼, 콩막걸리, 단백질쉐이크, 서리태당적, 두렁콩 찰떡 등이 있으며, 일부 제품은 홈쇼핑 및 유튜브 마케팅을 통해 홍보했다. 특히 '두렁콩 서리태 찰떡'은 구독자 117만 명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적으로 방영됐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들이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로 정착되기엔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정 메뉴나 상품에 대한 일회성 홍보보다, 지역 주민과 상인, 관광객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장기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가·소상공인과 상생하는 당진형 모델
그럼에도 당진시는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식량작물 기술보급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전국적인 인정을 받았다.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서, 지역농업과 외식산업, 관광산업이 연결된 6차 산업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았다.
당진시는 ‘당진콩 소비 활성화 협의회’를 조직하고, 여성농업인과 소상공인 중심의 가공·유통체계를 통해 농외소득 창출에도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두부촌 조성, 콩 활용 식도락 거리 기획, 카페 대상 음료 레시피 전수 등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 상권과 연계돼야 지속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지역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콩 자립형 융복합단지 조성사업을 비롯해 당진콩 브랜드 개발, 각종 레시피 등을 개발 보급했으나 단순 일회성에 그치며 지역 콩 산업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체험 콘텐츠와 관광 인프라, 준비는?
또한 현실적으로는 숙박, 체험, 소비가 연결된 관광 인프라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주의 비빔밥 거리, 순창의 고추장 체험촌, 서천의 모지떡, 수원의 갈비거리, 제주의 오메기떡처럼 성공한 지역들은 음식 콘텐츠와 함께 스토리텔링, 주차장, 숙박, 관광 안내 인프라까지 일관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반면 당진은 당진을 대표할 향토음식이나 실제 방문객을 위한 공간과 체험요소, 상설 프로그램 등은 미흡한 상황이다. 2027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선제적인 기반 조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 하나의 ‘일회성 홍보’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타 지역 향토음식 성공사례는?
전주는 비빔밥과 막걸리촌으로 대표되며 전통문화와 음식체험이 어우러진 관광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춘천은 막국수와 닭갈비를 지역 음식문화로 정착시켰다.
병천은 순대, 예산은 어죽, 진천은 붕어찜, 태안은 계국지와 세발낙지, 안흥은 찐빵을 통해 지역성과 계절성을 살린 먹거리로 외지인의 발길을 끌어모았다.
이들 지역은 단지 음식만이 아니라 관련 문화·체험·숙박을 복합적으로 연계해, 향토음식이 하나의 관광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진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 차원의 브랜드 전략 필요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한 특산품 구성도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여주·이천의 브랜드쌀처럼, 당진은 ‘해나루쌀’과 ‘두렁콩’을 중심으로 ‘콩 기프트 박스’를 구성할 수 있다. 콩 막걸리, 볶은 콩, 콩 아이스크림, 미숫가루, 두부 제품 등을 묶어 구성하면 타 지역과 차별화된 답례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문제는 당진 특산품의 다양성과 패키징, 유통 시스템의 완성도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 관계자는 “기부금 유치만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기부 이후 재구매와 홍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품질 경쟁력 확보와 감성 마케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의 곡물자급률 향상 전략, 벼 중심 농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조 전환 속에서 당진시의 ‘콩 향토음식 산업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시스템, 사람, 공간이 함께 움직여 이들을 하나로 엮는 지역 차원의 브랜드 전략과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농가소득, 청년창업, 체험관광, 지역 브랜드로까지 확장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