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단 한 번 왔다가는 소풍”
이 단순하지만 울림 있는 말은, 조각가 배효남의 제14회 개인전 <Picnic>의 주제를 관통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삶의 고스란히 담긴 고향 고대면 성산리의 작업실 마당에서 야외 오픈 스튜디오 형식으로 열렸다. 공간의 한계가 있던 실내 전시가 아닌, 하늘 높이 자란 초록의 나무들 사이에 놓인 조각은 공간과 호흡하며 살아 있는 감각을 전한다. 이번 전시는 8월 한 달 동안 이뤄진다.
한편, 배효남 작가는 1986년 홍익대학교 조소과에 입학해 조각가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1990년대 초에는 서울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다 이후 고향 당진으로 돌아왔다. 배 작가는 <성연의 세월>로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조각부문)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에도 100회가 넘는 단체전과 14회의 개인전을 통해 꾸준히 작품 세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의 작업과는 또 다른 결을 보여준다. 삶을 뒤돌아 보는 회고와 자전적 고백이 중심에 있다. 기존의 깃털과 스탠구 등을 활용해 의미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과 달리 최근에 작업한 <생의 한조각>은 작가의 서사를 그대로 조각해 낸 작품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이별하고 또 죽음을 곁에서 지켜봐야 했던 기억, 떠나는 이의 등을 보며 오열하는 장면, 마지막에는 천사상처럼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상까지. 작가는 이 모든 것을 구현하면서 자신의 일생을 조용히 조각으로 서술해냈다.

작가의 솔직한 고백, 기억의 잔상은 다른 작품에도 묻어 나온다. 노란 앵두를 조각한 <기억의 저편>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실 때, 막 익기 시작한 앵두를 봤던 기억을 살려 만든 작품이다. 자신의 유일한 편이자, 든든한 응원가였던 할머니가 떠나며 느꼈던 작가의 애틋함과 상실이 노란 앵두에 담겼다.
배 작가는 한동안 심한 우울을 겪어왔다. 전업 작가로서 생계는 불안정 했고, 연이은 상실로 우울에 빠졌다. 하지만 배 작가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결국 평생을 놓지 못했던 조각에서 해답을 찾았다. 그는 “일이 후회스러웠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덕분에 자유롭게, 얽매이지 않고 살아왔기에 지금은 좋다”고 말했다.

지나온 삶의 여정을 통해 살아온 삶을 조각한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나는 이렇게 살았다. 당신들은 어떻게 살아 왔냐”고. 이처럼 작가에게 조각 작품은 세상과 그리고 관객과 소통하는 매개체다.
실내가 아닌, 특별한 야외 공간에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조각을 통해 인생을 회고 할 수 있는 기회가 이곳에서 주어진다.
■ 주소 : 당진시 고대면 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