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 속에 잠든 세월이 시와 만나 생명을 얻었다.
당진 기반의 문학단체 호수시문학회(회장 김순옥)가 마련한 올해의 시화전은 조금 특별하다.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당진시립도서관 2층 해오름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회원들이 1년 동안 갈고 닦은 자작시를 석화시 형태로 선보인다.
시가 새겨진 돌은, 충남 보령에서 생산되는 점판암이다. 점판암은 고급 벼루의 재료로 쓰일 만큼 고운 결을 지닌 돌이다. 간혹 고생물의 화석이 발견되기도 해, 그 자체로 시간을 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보령 무창포에서 공방을 운영하는 오석 김일환 명인이 점판암 위에 호수시문학회 회원들이 시를 새겨냈다.
그 결과, 시는 돌 위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어떤 화석에는 달빛이 떠 있어 김순옥 시인의 <낮달>을 빛나게 했고, 또 다른 화석는 주제에 맞춰 낙엽을 담아 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눈발이 흩날리는 듯한 배경의 화석에는 겨울의 시가 새겨졌다. 시와 화석이 서로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회원 19명과 김겨리 자문위원이 참여했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호수시문학회는 매달 한 차례 모여 합평회를 열고, 때로는 서로의 작품에 날카로운 평가를 건네면서도 용기를 주고받고 있다. 그 결과물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합평회는 매달 첫째 주 화요일 오후 6시에 월례회와 함께 열리고 있으며, 이밖에도 호수시문학회는 동인지 발간 및 시화전 등을 매년 이어오고 있다.
김순옥 회장은 “점판암이라는 돌을 쉽게 접할 수 없는 만큼, 전시를 통해 화석에 담긴 시를 시민들이 많아 감상했으면 좋겠다”며 “이 점판암에 호수시문학회원의 시로 생명을 불어넣었기에 이번 전시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달에 한 번 합평회를 열고 서로의 시를 평가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회원들이 서로 격려하며 함께 성장해 줘 고맙다”며 “젊은 회원들이 앞으로 크게 나아가는 데 있어 호수시문학회가 든든한 길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석화전은 9월 한 달 동안 당진시립도서관 해오름갤러리에서의 전시를 마친 후 10월, 11월까지 전시를 이어간다.
<참여 회원>
△김순옥 △박영양 △김미향 △홍윤표 △최병권 △김소정 △국호정 △유미경 △박경미 △정숙자 △강우영 △고도재 △윤혜경 △심장섭 △이인학 △안영식 △유난영 △신상길 △홍순화 △김겨리(자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