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연

( 사 ) 참교육학부모회 당진지회 지회장

최근 “ 당진시대 ” 보도를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 지난 2023 년 시의회가 한 의원의 성희롱 사건으로 크게 흔들린 적이 있었다 .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욕설과 막말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반복되는 논란을 보며 , 이제는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

시의원이란 직책은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당진시민을 대표하는 자리다 . 시민의 대변자이자 지역사회의 일꾼으로서 , 언행 하나하나가 곧 시의회의 품격을 나타낸다 . 그럼에도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동료 의원에게 “ 어린 것이 말대꾸하냐 ” 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전형적인 권위주의적 태도의 표출이다 . 시대가 AI 와 혁신을 이야기하는데 , 정치의 현장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일이 사적인 자리가 아닌 공식 회의장에서 , 그것도 시장과 공무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졌다는 점이다 . 기사에 따르면 “ 어린 것 ”, “ 말대꾸 ”, “ 이 X” 등 막말이 이어졌다고 한다 . 만약 아이들이 이 장면을 보았다면 무엇을 배웠을까 . ‘ 공개된 자리에서도 욕을 해도 된다 ’, ‘ 권력을 가진 자는 막말을 해도 된다 ’ 는 잘못된 교훈만 남지 않았을까 .

어른은 아이들의 거울이다 . 말로는 담배를 피지 말라 , 욕을 하지 말라 , 남을 괴롭히지 말라 하면서 정작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고 , 욕설을 하고 , 권위로 상대를 누른다면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겠는가 . 결국 행동이 말보다 큰 법이다 . 당진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시의원의 언행을 통해 배울 것이 ‘ 막말과 권위 ’ 라면 , 이는 곧 우리 어른들의 부끄러움으로 돌아올 것이다 .

시의원은 ‘ 막말하는 정치인 ’ 이 아니라 최소한 ‘ 괜찮은 정치인 ’, ‘ 동료와 화합하는 정치인 ’ 으로 시민들에게 비춰져야 한다 .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대단한 품격이나 화려한 언변이 아니다 . 기본적인 존중과 책임 , 그리고 성숙한 태도다 . 의회는 갈등과 대립의 공간이 아니라 협의와 공론의 장이어야 한다 .

한 고등학교에 60 대 남성이 입학해 손주뻘 되는 학생들과 수업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 만약 그가 “ 내가 나이가 많으니 내 말이 우선이다 ” 라고 한다면 학생들은 어떻게 느낄까 . 이번 시의원의 발언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나이를 이유로 권위를 내세우는 태도는 교육 현장에서도 , 정치 현장에서도 용납되기 어렵다 .

우리 사회는 지금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다 . 인구 구조의 변화 , 산업의 재편 , 기후 위기까지 복합적인 과제가 쏟아지고 있다 . 이런 상황에서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막말과 권위주의로 시간을 허비한다면 ,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과 미래 세대에게 돌아간다 .

시의원의 언행은 곧 의회의 신뢰와 직결된다 . 시민의 대표라면 더 무겁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 당진시민은 ‘ 막말하는 시의원 ’ 이 아니라 ‘ 시민에게 귀 기울이는 시의원 ’, ‘ 동료와 협력하는 시의원 ’ 을 원한다 . 그것이야말로 지역 정치의 품격을 지키고 ,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길이다 .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 . 시의원은 당진시민의 대표로서 , 더 나아가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 언행을 통해 스스로의 품격을 지키는 것이 곧 당진시의 품격을 지키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