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이 추진하는 당진화력 암모니아 혼소 계획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시대적 과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선택이다. 동서발전은 이를 ‘친환경 연료 전환’이라 홍보하며 주민들을 설득하려 하지만, 그 속내는 석탄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얄팍한 꼼수일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석탄발전 폐쇄에 대한 회피가 아니라 정의로운 전환이다.

무엇보다 암모니아는 친환경 연료가 아니다. 당진화력은 비료 원료라는 점을 강조하며 안전성을 포장하고 있으나, 실제로 암모니아는 흡입 시 호흡곤란과 폐질환, 유전적 손상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이다. 올해 제주도의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발생한 암모니아 누출 사망 사고는 그 위험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물질을 대규모로 투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책임하다.

더 큰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는 미미하고 대기오염물질 배출은 더 악화시킨다는 점이다. 핀란드의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와 기후솔루션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암모니아 혼소 과정에서 연소되지 않은 미연소 암모니아가 발생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암모니아 혼소시 당진화력 9·10호기의 경우 각각 58%, 44% 가량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은 동서발전의 ‘친환경’ 주장이 얼마나 허구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 또한 사실상 미미하다. 남부발전 삼척그린파워 1호기의 2023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 370만톤 가운데 연간 12만 톤의 온실가스를 15년 동안 줄이는 대가로 5조 원이 넘는 돈이 투입된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에게 전가된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핑계로 수조 원의 보조금을 석탄발전 연명에 쏟아붓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전환이라 할 수 있는가.

국제적 흐름에도 역행하고 있다. 현재 석탄화력에 암모니아 혼소를 추진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유엔은 OECD 국가들에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고, 이재명 대통령 역시 2040년 탈석탄을 공약했다. 암모니아 혼소는 이런 약속을 무력화시키며, 2050년 탄소중립 로드맵을 좌초시킬 위험이 크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당진화력은 돈 몇 푼으로 주민들을 매수할 수 있다고 여기는가 보다.

얼마 전 당진화력과 같은 한전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경주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국수 먹었잖아" 라고 모욕하는 현수막으로 논란을 빚었었는데 비슷한 수준의 인식이다.

이야말로 주민을 ‘개돼지’ 정도로 여기는 것 아닌가. 영화 ‘베테랑’에서 주인공은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고 일갈했지만 당진화력은 지역주민들을 “가오 없어도 좋으니 돈이나 다오”를 외치는 사람들로 여기나 보다.

그러나 당진 주민들은 당진화력의 얄팍한 현혹에도 불구하고 8년을 싸워 마침내 신규 석탄화력을 막아낸 자랑스런 역사를 갖고 있다. 당진화력의 푼돈을 매개로 한 사탕발림은 탈석탄 에너지전환의 신기원을 연 위대한 당진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다.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봉책과 꼼수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암모니아 혼소 같은 시대착오적 정책은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대기오염을 심화시키며, 국민 부담만 늘리는 선택일 뿐이다. 당진화력은 즉각 암모니아 혼소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에너지 공기업이 해야 할 책무는 석탄발전을 연명하는 꼼수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는 일이다. 그것이 국민 앞에, 그리고 미래 세대 앞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