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문방조제 마섬포구 슬로프를 둘러싸고 어민과 레저보트 낚시인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장고항 어촌계가 지난 19일 슬로프 진입로에 차단봉을 설치하면서 레저보트 낚시인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슬로프는 보트나 선박을 물에 띄우거나 육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경사진 도로다. 마섬포구 슬로프는 당진 지역 레저보트 이용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진수시설로 주말이면 많은 차량과 보트가 몰리는 곳이다.
“새벽3시부터 붐벼, 꽃게 반은 죽어”
장고항 어촌계장은 차단봉 설치 배경에 대해 “올해 꽃게가 많이 나왔는데 주말이면 새벽 3시 반부터 레저보트 차량들이 몰려와 어민들이 꽃게를 실어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어민들은 새벽에 나가 꽃게 그물을 걷어와 차에 싣고 나와야 살릴 수 있는데 차량 정체로 못 나와 반은 죽인다”고 토로했다.
어촌계장은 “레저보트 이용객들은 취미를 위한 것이지만 어민들은 생계가 달려 있는 상황”이라며 “어민들의 생계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촌계는 그동안 시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자 자체적으로 차단봉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당한 일방적 차단, 지역경제에도 악영향”
반면 레저보트 이용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송산면에 거주하는 한 낚시인은 “몇 년 동안 이용하던 곳을 갑자기 막아버리니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낚시용품을 사고도 배를 띄우지 못해 그대로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낚시인은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온 사람들이 지역에서 밥도 먹고 낚시용품도 사며 돈을 쓰고 가는데 일방적으로 막는 것은 부당하다”며 “법적으로도 막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마섬포구 인근 낚시점과 식당들은 갑작스러운 슬로프 차단으로 매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행정 “제방 구역에 설치”
당진시 항만수산과 관계자는 “차단봉이 설치된 곳은 시에서 관리하는 어항 구역이 아닌 제방 구역”이라며 “농어촌공사 관할 구역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레저보트 이용객과 어민 간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면서도 “어항 시설이 차단된 상황이라 시에서 대응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시는 현수막을 걸어 출입 제한을 안내했지만 어촌계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차단봉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갈등은 마섬포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장고항 어촌계장은 “화성시나 평택 등 경기도 지역은 이미 조례로 슬로프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며 “당진만 개방하고 있어 경기도 지역 레저보트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용무치포구도 어촌 뉴딜 사업으로 확장되면서 레저보트 이용객들이 몰리고 있지만 화장실 훼손,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장고항 어촌계장은 “용무치에 주차장이 어느 정도 확보된 다음에 마섬포구를 막았다”며 “마섬포구 인근에도 주차장이 확보되면 개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시에서 마섬포구 주변에 주차장을 마련해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꽃게 시즌이 끝나는 명절 이후에는 부분적으로 개방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