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가 정치인과 시민들에게는 불법 현수막 단속을 강화하면서 정작 시청사 건물에는 법정 게시 기간을 3배 넘긴 대형 현수막을 방치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1573호 추석 앞두고 또다시 ‘불법 현수막’ 활개 참조>
당진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최근 당진시의 불공정한 현수막 관리 실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법을 준수한 의원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진시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시내 곳곳에 불법 게시된 정치인 인사 현수막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진행했다. 스마트도시과 옥외광고물 담당 부서는 용역업체 직원 2명과 시 직원들을 동원해 하루 평균 10~20장의 불법 현수막을 철거했다.
당진시는 정당과 의원들에게 지정게시대를 이용하라는 공문까지 발송했다. 이에 따라 일부 시의원들은 지정게시대 사용료를 지불하고 합법적으로 추석 인사 현수막을 게시했다.
시청사 대형 현수막은 90일째 방치
문제는 당진시가 법을 집행하는 당사자이면서도 정작 시청사 건물에는 대형 현수막을 장기간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진시의회 의원들이 확인한 결과, 당진시청사에 게시된 자사고와 병원 관련 대형 홍보 현수막은 6월 29일 게시된 이후 90일이 넘도록 그대로 걸려 있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청사 건물에 게시되는 모든 현수막은 광고든 정책 홍보든 표시 기간이 30일 이내로 제한된다. 당진시청사의 현수막은 이미 법정 기간의 3배를 초과한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당진시 스마트도시과와 홍보과 모두 이 같은 법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청사 현수막 게시 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해당 주무부서와의 승인이나 협의 절차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법 지키는 사람만 손해… 일관성 잃은 단속
당진시의 불공정한 단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내 지역은 집중 단속으로 현수막이 사라졌지만 읍면 지역은 여전히 각종 현수막이 그대로 게시돼 있다.
당진시의회 A 의원은 “시에서 일괄적인 방침으로 모든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시내만 단속하고 읍면 지역은 방치하고 있다”며 “인력이 부족하다는 핑계만 댄다”고 지적했다.
A 의원은 “읍면동에 요청하면 철거 인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고 광고사를 동원할 수도 있는데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며 “일관성 있는 방침도 문서로 만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진시는 의원들에게 ‘시의 일괄적인 방침’이라며 불법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지만 정작 그 방침을 문서로 만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 집행 주체가 먼저 법 위반”
당진시의회 B 의원은 “법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B 의원은 “우리 현수막을 걸게 해달라는 게 아니다. 원칙이 그렇다면 우리는 안 걸겠다. 다만 형평성 있게 원칙을 지키고 일관성 있게 집행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진시가 시청사에 법정 기간을 초과한 대형 현수막을 걸어놓고 밖에 나가서 시민과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단속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을 집행하는 당사자가 먼저 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C 의원은 “지난주 현수막 게시 추첨에서 당첨돼 일주일간 합법적으로 현수막을 게시했지만 일주일이 지나면 철거해야 한다”며 “반면 법을 어기고 게시한 단체 현수막은 일주일째 그대로 걸려 있다. 이게 형평성에 맞느냐”고 반문했다.
내부 협조 체계도 없어
당진시의 현수막 관리 부실은 행정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냈다. 공공청사에 현수막을 게시할 때는 반드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스마트도시과와 협의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마트도시과가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진시는 이 같은 내부 협조 체계조차 갖추지 않았다. 담당 부서들이 관련 법규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채 현수막을 게시하고 방치한 것이다.
한 시의원은 “당진시가 시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려면 먼저 스스로 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관련 규정을 어긴 시청사 현수막부터 즉시 철거하고 일관성 있는 단속 방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