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담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회복하고, 마을 역사 전시관 건립과 방치된 생흔화석의 보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데 모였다.
지난 1일 오후 3시 당진시대가 주최하고 당진방송이 주관한 ʻ행담도 가치 재확인 및 현안 방안 모색 특별 포럼ʼ에는 행담도 현안에 대한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각 주체가 한자리에 모여 행담도 가치와 현안을 논의했다.

"백 년 이상 마을사 흔적 없고,
일만 년 생흔 화석은 25년째 컨테이너에 방치"
주제 발제에 나선 안라미 당진방송 제작국장은 “행담도가 예로부터 ʻ가치내ʼ라 불리며 어업의 보고이자 교통의 요충지, 그리고 사람이 살아온 역사를 지닌 소중한 섬이었으나, 개발로 인해 흔적이 깡그리 사라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약 1만 년 전의 흔적을 담은 귀중한 생흔 화석이 20년 이상 컨테이너에 방치됐으며, 이는 과거 문화재청으로부터 ʻ학술 가치가 충분하며 전시관 건립이 필요하다ʼ라는 판단을 받았음에도 도로공사의 약속 불이행으로 인해 계속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안 국장은 행담도 현안에 대해서는 행담도 가치 및 비전 재정립과 마을사전시관 및 생태관 건립, 유휴 부지 활용 방안 등을 꼽았다. 그는 현안 해결을 위한 단기 과제로 행담도 내 충남도 홍보관(현 신평농협 로걸푸드 농특산물판매장)을 임시 활용해 전시하는 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행담도 특위를 구성해 전시관 건립 등 근본적인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원주민인 이익주 행담도 향우회장과 한정만 씨 등 주민 대표들은 섬을 떠나야 했던 당시의 고통을 증언하며 도로공사의 태도에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은 도로공사 측이 전시관 건립과 관련 ʻ2038년 행담도 개발 주식회사와의 계약 종료 시점에 검토하겠다ʼ라는 반복된 답변에 대해 “전시관 건립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와 다름없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당장 전시관 건립이 어렵다면 충남도와 당진시가 유일하게 관여할 수 있는 행담도 충남도홍보관 내 로컬푸드 농특산물 판매장을 활용하는 단기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단기적 대안 "행담도 로컬 푸드 매장 활용 방안 찾아야"
이해선 충남도의원은 “관리 주체인 충남도농식품유통과가 농특산물 판매장 일부를 마을사전시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당진시가 충남도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농특산물 판매장 일부 공간을 임시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윤명수 시의원은 “지난 8월 생흔 화석 보존 상황에 대한 전문가 현장 자문을 추진, 보존 및 관리상태가 양호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라며 “의견에 따라 현재 보관된 컨테이너 건물에 대한 온습도 장치 설치와 상부 구조물에 대한 개선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단기적으로 생흔 화석의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장기적으로 한국도로공사가 생태관 건립 약속을 이행하도록 압박하고, 향후 유휴 부지 개발 계획에 마을 역사관과 생태관 건립을 필수적으로 포함하기 위해 당진시와 국회의원실과 협력해 방법을 모색하겠다”라고 밝혔다.

근본적 대안 "한국도로공사, 생태관-전시관 건립 약속 이행해야"
이홍근 당진시개발위고문은 “지금이라도 행담도 역사적 가치를 지켜가야 한다”라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당진시와 충남도, 도로공사, 그리고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새로운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행담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전다한 당진향토문화연구소장은 “평택시 고덕신도시를 개발하면서 한 마을이 송두리째 사라졌다”라며 “하지만 지난해 마을 주민들이 사용했던 가재도구, 구술 채록 아카이빙을 갖춘 마을사전시관을 개관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행담도 역사는 잊히지 않고 후세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가치”라며 “당진시와 한국도로공사가 그런 역할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을 방청한 진용찬 당진시문화유산팀 주무관은 “여러분들이 주신 의견을 잘 들었다”라며 “주무 부서 관계자로서 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안라미 당진방송 제작국장
“행담도 가치 재정립하고 미래 고민하는 새로운 협력 체계 만들자”
섬은 국토의 경계이자 또 터전이고 그리고 문화와 생태계의 보고다.
행담도 역시 이런 소중한 가치들을 지닌 섬이다. 예전부터 ʻ가치내ʼ라고 불렸는데 해산물 그리고 갯벌 굴이나 낙지, 바지락 같은 어족 자원이 굉장히 풍부한 어업의 보고였다. 예로부터 교통의 요충지였기도 했고,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이 스쳐 간 그런 역사의 현장이었다.
그중 가장 큰 가치는 사람이 살아온 역사를 지녔다는 점이다. 하지만 서해대교가 개발되면서 그런 어떤 상처나 아픈 기억이 봉합되지 않은 채 아픈 역사로 여전히 남아있다. 당시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 굉장히 처절하게 저항했지만, 과격하다는 그런 오명까지 쓰면서 섬을 떠나야 했다. 이후 사람이 살았던 흔적까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지난 2022년도부터 당진시 문화유산팀과 함께 행담도의 가치를 기록하고 되살리고자 이런 연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진시대와 당진방송이 당신시와 함께 보고서와 책자를 발간하고 다큐멘터리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지금도, 앞으로도 행담도는 특별한 섬이다. 우선 충남 제1의 관문이기도 하고 또 매년 천만 명이 오가는 곳이다. 서해 경관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명소이고, 약 1만 년 전의 흔적을 간직한 생흔 화석이 있는 자연사 교과서다.
행담도의 가치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행담도가 어떤 가치와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를 재정립해야 한다. 또 단기 과제로 ʻ로컬 푸드판매장ʼ 일부를, 마을사 전시 공간으로 활용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생흔 화석을 보존할 생태관 조성을 도로공사에 촉구해서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라 행담도의 과거와 현재가 아울러지는 그런 공간이 되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또 유휴 부지를 활용한 실질적인 활용 방안을 마련해 도로공사에 제시해 당진이 주도하는 개발이 됐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국도로공사와 당진시 그리고 지역 시민사회가 행담도 미래를 고민하는 새로운 협력 체계를 좀 만들어 지속적인 고민을 했으면 한다.

이익주 행담도향우회장
“행담분교 선생님들의 증언도 중요한 사료”
행담도 특별 포럼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해 주셔서 감사하다. 감격스럽다.
서해대교 개통(2000년) 후 25년이 지났지만,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매우 아쉽고 자괴감마저 느낀다. 다른 지역의 수몰민이나 이주민들의 경우 기념할 만한 이야깃거리나 시설이 있는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심지어 서해대교 10년 기념탑은 있지만, 행담도 주민의 역사를 기리는 시설은 전혀 없다.
최근 60년 만에 행담도 분교의 첫 스승과 제자가 상봉했다. 1962년에 19세 나이에 행담도에 부임한 강전항 선생님이다. 마을 역사관이 건립된다면 행담분교 선생님들의 생생한 증언도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행담도가 단순히 휴게소로만 알려진 섬이 아닌, 마을 역사관으로 과거의 삶을 기억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마을 역사관과 함께, 1만 년 전인 생흔 화석을 전시하는 것 역시 역사 복원의 중요한 요소다.
우선 임시로라도 마을 역사관을 개관해 마을에 대한 기억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게 했으면 한다.

이홍근 당진시 개발위고문
“행정 외면으로 주민터전 잃어...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원래 서해안고속도로는 1안은 평택-아산-예산-홍성으로 이어지는 노선이었다. 당시 심대평 충남지사가 ʻ서해 북부권 발전ʼ 의지와 당진 시민들의 노력 덕분에 노선이 변경되어 행담도를 거쳐 서산으로 빠지는 현 노선이 결정됐다. 반면 행담도가 서해대교의 중간 거점(휴게소)이 되면서 섬 자체가 도로공사로 편입됐다.도로공사가 공사를 밀어붙이는 동안, 행정(당시 당진군)은 주민들의 애환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방관했다. 당시 개발 위원장으로서 총 6만 9000평의 행담도 면적 중 도로공사가 쓸 면적을 제외하고 2000~3000평 만이라도 주민들에게 할애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당진군에도 행담도선착장 등 원래 당진군 소유였던 땅도 포함돼 있으니 주민들이 배나 다리를 이용해 건너다닐 수 있는 터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당시 당진군 행정 책임자는 정부 정책에만 집중하고 주민 대책을 외면하면서 요구가 관철되지 못했다. 결국 주민들은 이주 대책이나 임대 등 어떤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터전을 잃었다.
지금이라도 당진시가 적극 나서 주민들의 애환과 고통을 잊을 수 있게 나서야 한다. 도의원과 시의원 등 정치권도 함께 나서 행담도의 역사적 가치를 증명하고 보존하는 데 힘써줄 것을 바란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발제자인 안라미 재작국장의 제안처럼 당진시와 충남도, 도로공사, 그리고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새로운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행담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

전다한 향토문화연구소장
“주민들의 삶 기록하는 일은 당진시와 도로공사의 역할”
조선시대 지도(1879년)에서 이미 인가(집 3채)가 그려져 있고, 1757년(영조 33년)에 간행된 지리서인 전국읍지인 <여지도지>에 행담도가 언급돼 있다. 행담도가 이미 19세기 말 이전부터 거주지이자 선박의 경유지로 사용되었음을 말해준다. 1만 년 전 생흔 화석이 다량으로 보존이 잘 된 상태로 출토되었음에도 25년 이상 컨테이너 상자 안에서 방치된 것은 매우 안타깝다.
평택시의 경우 고덕 신도시 개발로 사라진 한 마을을 위해 지난해 ʻ마을 기록 전시관ʼ을 개관했다. 주민 생필품과 구술 아카이빙 내용을 전시했다.
행담도에도 유휴 부지나 로컬 푸드 매장 일부를 활용해 기록 전시관을 마련했으면 한다. 주민들의 삶과 그들이 걸었던 길은 기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당진시와 한국도로공사가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다. 원주민들의 숙원이 하루속히 이루어져 마음의 응어리가 해소됐으면 좋겠다.

이해선 충남도의원
“충남도 담당부서도 행담도홍보관 마을사전시관 활용 반대하지 않아”
1980년대 중반 연애 시절 행담도를 방문했던 추억과, 1997년 서해대교 건설 당시 당진시 군유지 재산 담당자로 보상 실무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에는 주민 입장에서 최대한의 보상과 이주·생존 대책 마련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역사 문화적 가치나 생흔화석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4년 전 문화체육과장 재직 시절에 생흔화석이 방치된 사실조차 몰랐다. 지금이라도 시 차원에서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행담도 내 충남도홍보관에 있는 로컬푸드매장을 마을사전시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원래 2층에 있던 충남 홍보관은 관광객이 적고 도로공사와의 계약 문제(휴게소 취급 물품 판매 불가 등)로 유명무실해졌으며, 현재 1층은 거의 창고처럼 쓰이고 있다.
현재 충남도 농식품유통과(관리 주체)는 1층의 기존 홍보관 공간을 행담도마을사전시관 등 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으며, 신평농협도 현재의 충남 홍보관 공간 활용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다만 도의 문화정책과 등 관련 부서와 협의가 필요하다. 주민들께서는 현재 로컬푸드판매장인 2층의 일부를 전시관으로으로 만들어 상생하는 방안을 제안했는데 이는 관계 기관과 추가 협의를 진행해 볼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매립 후 쓰지 않고 있는 유휴지에 호텔, 리조트 등 대규모 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므로, 그때 ʻ행담도 역사관ʼ을 포함시켜 제대로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결국 당진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 예산 확보 문제도 그렇고, 도나 중앙정부, 도로공사와 협의하는 주체는 결국은 당진시다. 과정에서 도의회가 지원할 일이 있으면 적극 나서겠다.

윤명수 당진시의원
“도로공사 본사를 직접 방문하여 약속 이행 촉구할 것”
지난 6월 행정사무 감사 자료를 찾던 중 생흔화석 39만 5000점이 컨테이너에 방치되어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현장 조사를 시작했다. 한국도로공사 당진나들목 지사, 본사, 행담도 개발 주식회사가 서로 책임을 미루거나 연락이 닿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시 공무원의 도움으로 현장을 방문했을 때, 작은 컨테이너에 보관된 화석을 확인했으며, 바닥이 주저앉을 정도로 20년 세월의 참담한 방치 실태를 확인했다.
행정사무 감사를 통해 시에 생흔 화석 보존 강구 대책을 수립하여 의회에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7월에는 생흔화석 전시관 및 홍보관 건립 촉구 건의안을 국회, 국가유산청, 도로공사 등에 보냈다. 지난 8월 12일, 한국 전통문화대 교수 등 전문가의 조언을 들은 결과, 화석의 관리 상태는 양호하나 컨테이너 내부의 온·습도 조절, 구조물이 낙엽, 빗물에 취약하므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현재 개선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현재 도로공사가 전기 시설을 설치하고 온·습도 조절 등의 단기적 보존 조처를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주민들의 숙원을 풀기 위해서는 도로공사가 약속한 전시관과 생태관 건립을 이행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해야 한다. 민자 유치 통한 약 5만 평의 유휴 부지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해당 개발 계획에 전시관/생태관 건립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후에도 시의회는 시 집행부, 국회의원 사무실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 당진시에서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도로공사 본사를 직접 방문해 약속 이행을 촉구할 계획이다. 생물 화석 전시회를 하면 좀 어떻겠느냐 제안도 있는데 이 또한 방법을 찾아나가도록 하겠다.

한정만 행담도향우회 회원
“행담도 로컬 푸드 매장 활용해 작은 전시공간 이라도...”
행담도 개발 초기, 예고도 없이 들이닥쳐, 1970년대 군사 정권 시기와 다름없는 취급을 당했다. 바지락이나 낙지 등 생계를 유지하던 조업 활동마저 막으면서 보상이나 이주 대책에 대한 논의 없이 주민들을 내쫓았다. 개발에 저항하는 주민들은 공사 방해죄로 당진경찰서 유치장에 갇히는 등, ʻ국가기관의 거대한 완력ʼ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당시 이주 단지 마련은 생각도 못하고 쫓겨났으며, 지금은 섬에 가도 예전의 흔적, 냄새, 공간이 없는 ʻ타지ʼ 같아 서럽기만하다.
행담도 개발 당시 학계에서 생흔화석의 가치를 인정하여 매립을 반대했을 때, ʻ나중에 전시관을 지어주겠다ʼ는 조건 하에 매립이 진행되었으나, 이 약속은 25년간 깡그리 무시됐다. 그러면서 다시 도로공사는 ʻ2038년에 생태관과 마을사전시관 건립을 검토하겠다ʼ고 한다. 도로공사를 믿을 수 없다. 믿어서도 안 된다.
주민들의 염원은 행담도에서 쫓겨날 때 주민들이 가져온 생활용품, 가재도구, 어릴 적 기록 사진 등을 전시하고, 주민들이 살아온 과거사를 기록하여 남아있는 주민들의 애환을 달래줄 수 있는 공간마련이다.
우선 행담도내 로컬 푸드 매장을 활용해 이 공간에 주민 기념 공간을 조그맣게라도 마련하여, 죽기 전에 행담도를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선 행담도 내 로컬 푸드 매장을 활용해 이 공간에 주민 기념 공간을 조그맣게라도 마련하여, 죽기 전에 행담도를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