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훈의 문학정신이 다시 당진의 가을을 물들였다. 제48회 심훈상록문화제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당진문예의전당 일원에서 열렸다.
‘함께 여는 미래, 생동하는 당진’ 을 주제로 한 올해 문화제는 문학· 예술·시민이 어우러진 복합문화축제로, 심훈의 <상록수>가 남긴 ‘이웃사 랑과 연대의 정신’을 현대의 시민문화로 되살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 를 연결하는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다.
행사는 (사)심훈상록문화제집행 위원회가 주최하고, 당진시·당진시 의회·당진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전국 문인과 예술인, 시민 1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심훈의 문학이 세대를 넘어 오늘의 당진으로 확장되는 의미를 주제로 진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심훈상록문화제를 두고 심훈과 축제에 대한 연계성 부 족과 규모, 홍보 등 아쉬운 지적도 남겼다.

심훈 추모에서 시작된 3일간의 여정
축제는 지난 16일 제89주기 심훈 추모문화제로 막을 올렸다. 심훈선생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추모제는 심훈의 창작 공간이자 상징인 필경사에서 진행됐다. 이날 헌화와 낭독이 이어졌고, 문인과 시민들은 상록의 정신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오후에는 ‘문화적 자각과 콘텐츠 서사 전략’이 라는 주제로 심훈학회 학술대회가 열려 열띤 토론회가 열렸다. 이어 17 일에는 대한건축사협회가 주관한 ‘심훈은 건축가인가?’가 열렸다.
토론에서는 심훈의 집필 공간인 필경사를 문학이 아닌 건축의 시각 으로 논의됐으며, 참석자들은 “문학 유산이 시민의 일상 속으로 살아들어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틑날 17일 심훈상록문화제가 시민들의 기대 속에 개최됐다. 개회 식에서 시민합창단이 참여한 ‘당진합창제’와 LY댄스·이수담·손빈아 등 초청 공연이 이어졌고, 무대와 객석이 하나로 호흡하며 흥겨운 무대를 즐겼다.

‘북페어’로 확장된 문학의 장
이번 문화제의 백미는 새롭게 마련된 ‘심훈 북페어(Book Fair)’였다. 전국의 작가·독립서점·문학출판사가 한자리에 모여, 책과 사람을 잇는 새로운 문화 공간을 만들었다
행사장에서는 소규모 도서전과 작가 사인회, 북토크, 신간 전시, 북큐레이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참가자 들은 “심훈선생님의 책과 더불어 다른 책들도 접할 수 있어 좋다”며 “심훈의 정신이 오늘의 독자들과 다시 호흡하는 자리였다”고 입을 모았다.
한 독립서점 대표는 “지역 축제에서 문학이 주인공으로 선 북페어는 흔치 않다”며 “심훈의 문학이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당진이 가진 문화적 자산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심훈의 나눔정신, 봉사로 이어지다
문예의전당 주차장에서는 ‘심훈 선생님의 선물–무료 자동차 정비’ 행사가 진행됐다.
당진시자동차전문정비협회가 주관해 이틀간 700여 대 차량을 무상 점검하며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당진전통농악, 난타, 리틀앤젤스 줄넘기, 가족 밴드, 토크콘서트(이승윤) 등 공연이 이어졌고, 청소년과 시민이 함께 참 여한 ‘심훈 나라사랑 길거리 농구대회(3X3)’와 ‘심훈 백일장’도 열렸다. 백일장에는 초·중·고생과 일반 시민 300여 명이 참가해 상록의 정신을 오늘의 언어로 써내려가는 시간을가졌다.
또한 19일 오후 열린 심훈상록 노 래자랑 본선과 폐막식은 축제의 대 미를 장식했다. 본선 무대에는 지역 가수와 청년 예술인들이 참여해 열띤 경연을 펼쳤고 오드우스·더크로스 김혁건의 공연이 피날레를 장식 했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아쉬움 도 나왔다. 읍내동에서 온 시민 A씨 (40대)는 “축제 소식이 늦게 알려져 현장 참여를 놓친 경우가 많았다”며 홍보 부족을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무대 공연들이 심훈 선생의 문학과 직접적인 연계가 부족했다”며 “문학 중심 축제의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3일간 누적 관람객은 추최 측 추 산 약 1만여 명으로 추산됐다. 행사 장을 찾은 시민들은 “심훈의 정신이 문학에서 생활로 이어지는 축제였 다”며 “당진의 문화가 시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최석기 심훈상록문화제 집행위원장
“심훈의 정신이 당진의 희망찬 미래로”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도 당진은 계속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바로 <상록수> 속 심훈 선생이 그린 사랑과 희망의 정신과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서로를 일으켜 세우는 상록의 정신이 지금 도 당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문화제가 심훈 선생의 뜻을 되새기고, 당진이 더 밝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는 도약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시민 참여 중심의 내실 있는 축제를 지향하다 보니 규모보다는 완성도에 집중했습니다. 내년에는 홍보와 프로그램의 연계성을 강화해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