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대 신문사(대표이사 정봉식)가 개발로 사라진 행담도 공동체의 역사를 복원한 책 ‘행담의 추억’을 발간했다. 이 책은 1960년대 행담분교 초대 교사의 회상록부터 2025년 공간스토리텔링 기사, 주민들의 옛사진까지 행담도 100년 생활사를 집대성한 기록물이다.

당진시대는 1990년대 후반부터 30년간 약 300여건의 기사를 통해 행담도의 개발 실태와 주민 피해를 추적해왔다. 2022년에는 당진시와 함께 실향민들의 행방을 찾았고 2023~2024년에는 다큐멘터리와 기록서로 행담도 생활사를 복원했다. 2025년에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공간스토리텔링–행담의 추억’ 프로젝트로 사람과 공간이 이어지는 역사를 발굴했다.

1960년대 섬 교사의 진솔한 기록

책은 1961년부터 1963년까지 행담분교 초대 교사로 근무한 강전항 선생의 1966년 회상록으로 시작한다. 당시 19살이던 강 선생은 한정국민학교에서 행담분교로 자원해 들어갔다. 회상록에는 교실도 없어 사랑방에서 수업을 시작한 이야기, 물때에 맞춰 갯벌에 나가 굴을 찍던 아이들, 주민들과 함께 벽돌을 빚어 학교를 지은 과정이 생생하게 담겼다.

강 선생은 “척박하지만 따뜻했던 행담도의 일상, 아이들의 웃음, 섬사람들의 공동체적 삶”을 기록했다. 1963년 7월 군 입대로 섬을 떠날 때 주민 60여명이 떡을 빚고 술을 만들어 송별했고, 아이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로 배웅했다는 내용도 실렸다.

사라진 공간 AI 영상으로 재현

2부에는 공간스토리텔링 기획 기사 전편이 수록됐다. 심훈의 오두막, 지메바위 앞의 생흔화석, 행담포구 선착장, 행담분교, 희망의 산 당산, 행담도의 우물, 행담도 첫스승과 눈물의 상봉 등 7개 장으로 구성됐다. 당진시대는 AI 영상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사라진 공간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3부는 행담도 옛사진 모음집이다. 온·오프라인 공모와 매산리 주민, 행담향우회, 당진향토문화연구소가 협조해 수집한 사진 자료를 모았다. 4부에는 ‘행담도 특별 포럼: 공간과 기억을 잇다’가 실렸다. 행정과 시민, 언론, 주민,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행담도의 미래를 논의했다.

“고향 잃은 실향민, 마지막이 되길”

책 말미에는 1956년부터 1984년까지 행담도에 거주한 한정만 주민의 닫는 글이 실렸다. 한 주민은 “1990년대 말 서해안고속도로사업이 시작되면서 행담도의 불행이 시작됐다”며 “개발이라는 쓰나미 앞에 소수의 섬 주민들은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5만4000평의 그림 같이 아름답던 행담도는 매립과 굴착으로 10만평 이상으로 불어났지만 풍요롭던 바다 생태계와 천혜의 비경은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이 땅에 이런 불합리한 처우를 받는 실향민은 행담도 주민이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며 “주민들이 생을 다하기 전에 고향땅에 추억과 애환이 담긴 소품을 전시할 문화공간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책은 당진시대 신문사가 기획 발행했으며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