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신평고등학교에서 만난 최고운(19) 학생
지난달 29일 신평고등학교에서 만난 최고운(19) 학생

당진 최초의 문학단체인 나루문학회가 주관한 제20회 나루문학상에서 신평고등학교 3학년 최고운 학생이 운문 작품 <심절>로 대상을 수상했다.

1980년 창립된 나루문학회는 매년 종합문예지 나루문학을 발간하며 지역 문학 발전과 신진 문학인 발굴에 힘써왔다. 올해 나루문학상은 운문·산문·아동문학 등 여러 장르에서 작품의 주제의식, 인문성, 예술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나도 한번 써볼까’

대상을 수상한 최고운 학생은 국어 교과목을 좋아한다거나 문학에 관심이 깊은 학생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진학 후 방송 PD를 꿈꾸며 영상물을 즐겨 보던 고운 학생은 우연히 웹소설을 읽기 시작하며 글쓰기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는 “특히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의 작가가 보여준 문장력과 필력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단순히 추리 요소에만 집중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갈등과 삶을 깊이 있게 드러내는 서사 전개에 감탄했고, ‘어떻게 이런 문장과 상상력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몰입감 있는 표현에 매료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때부터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고운 학생은 온라인 플랫폼에 글 연재를 시작했다. 고운 학생은 “여러 장르의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으면 습작하듯 비슷한 느낌의 글을 써보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를 마친 후 집에 돌아오면 주로 저녁 시간에 틈틈이 글을 쓰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학교 수업으로 접한 고전시가소설에서 시작된 관심이 시까지 확장되면서 고운 학생은 시 작품을 공모전에 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이번 나루문학상은 당진시대 신문 광고를 통해 공모 소식을 접한 부모님을 통해 알게됐다.

그는 “현대시를 쓸까, 고전시를 쓸까 고민했다”며 “그 과정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수행평가로 썼던 고전시를 다시 읽어보게 됐다”고 말했다. 글쓰기에 즐거움을 느끼던 고운 학생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배운 고전시 수업을 계기로 고전의 세계를 접했다.

“고전시가 처음엔 어려웠는데, 번역과 해설을 따라가다 보니 화자의 감정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어요. 특히 화자의 감정에 몰입이 잘 되는 사랑을 그리는 시를 좋아해요.”

이전에 쓴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고운 학생은 이를 바탕으로 이번 나루문학상에 출품할 운문 작품을 완성했고 첫 출품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깊이 있는 사랑 노래한 시

이번 나루문학상 대상 수상작 <심절>은 ‘사랑’을 주제로 한 시로 섬세한 감정선과 절제된 표현 속에서 사랑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김선순 나루문학회 회장은 “심사 결과를 보고 대상자가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며 “사랑을 이렇게 깊이 있게 노래한 시라면 어느 정도의 연륜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심절>에 대해 고운 학생은 “임을 그리워하는 시로 <속미인곡>에서 주제나 표현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사랑시를 많이 읽었고, 특히 김소월 시를 비롯해 고전 시가를 읽으며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그때의 감정이 자연스럽게 시로 이어진 것 같다”고 창작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속미인곡>은 두 여성이 대화를 주고받는 형식이지만 <심절>은 한 화자의 독백에 가깝다”며 “임을 그리워하며 쓰는 편지 같은 마음으로 썼다”고 덧붙였다.

비유와 설의법 등 표현 기법 활용

최고운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표현 기법을 작품에 적극 활용했다. ‘눈물이 폭포처럼’, ‘소인의 흰 꽃같이’ 등은 비유법이 사용된 표현이고, ‘천지가 임의 눈에 들기야 하겠습니까’, ‘어찌 고운 임을 기다리지 않겠습니까’ 등은 설의법을 활용한 구절이다.

그는 “작품에서 ‘동백꽃’은 다른 여인을 상징한다”며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동시에 임을 향한 오해와 원망이 함께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처음과 마지막 부분의 ‘임이여 어찌 나를 버리고 가십니까’는 임을 향한 원망을 강조하는 수미상관의 장치”라고 덧붙였다.

“마음에 남는 글 쓰고파”

이번 수상에 대해 고운 학생은 “얼떨떨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전에 심훈 나라사랑 문학 공모전 등에도 응모했지만 수상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그동안 쓴 글 대부분이 현대 장르 글이었기에 더욱 기대하지 않았다고.

그는 “기대 하지 않고 낸 작품이어서 그런지, 기쁜 마음을 실감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며 “주변에서 함께 기뻐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고운 학생은 앞으로도 다양한 글쓰기를 계속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여러 장르의 글을 쓰면서 경험을 많이 쌓고 싶어요. 글로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작가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글을 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