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세계는 ‘환경관세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탄소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무역의 조건이 되었고, 배출량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열렸다. 미국의 청정경쟁법(CCA)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이제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경제정책의 핵심 무기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EU가 내년 1월 1일부터 세계 최초로 탄소국경세를 전면 시행하면서, 탄소 감축에 뒤처진 국가는 수출 경쟁력에서 불이익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기후 대응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 그리고 지역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경제의 새로운 질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2021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석탄발전의 단계적 감축이 불가피해졌고, 전국의 주요 화력발전 지역이 전환의 길목에 서 있다. 지난 2020년 보령화력 1·2호기의 폐쇄 이후 인구는 10만 명 선이 무너졌고, 지방세 수입은 40억 원가량 감소했다. 지역내 소비지출도 190억 원이 줄었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대의가 지역경제에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음을 보여준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환경정책이면서 동시에 지역경제정책이다. 따라서 에너지산업 중심의 도시일수록 더욱 세밀한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이재명 정부는 지자체와 발전사가 함께 참여하는 ‘석탄발전 전환 협의체’를 운영하며 석탄발전 인프라를 활용한 친환경 대체사업과 고용전환 대책을 논의 중이다. 국회에서도 ‘석탄발전폐지지역지원법’이 발의되어, 탄소감축 산업 전환과 지역 재편을 지원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당진화력발전소는 4년 후인 2029년에 1·2호기를 시작으로 2037년까지 총 8호기가 순차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진시는 정부와 국회의 정책 흐름에 맞춰 중장기 에너지 전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핵심은 ‘정의로운 전환’이다.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재교육, 재취업지원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산업 전환기에 맞춰 지역경제 회복력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한다.
무엇보다 시민이 피해자가 아닌 정책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통해 시민이 함께 만드는 전환 구조를 세워야한다.
또한 발전소 주변 지역민, 노동자, 행정, 환경단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지역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독일·영국 등 에너지전환에 성공한 국가들의 사례를 면밀히 연구해 당진형 전환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산업과 환경이 대립하지 않고 공존하는 길에서 가능하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친환경 산업도시로 전환해 가는 여정에 시민·행정·기업이 함께 나선다면, ‘에너지 전환의 도시 당진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모범이 될 것이다.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기회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