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의 정직한 눈과 귀의 역할을 해준 당진시대의 창간 3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993년 11월 30일 창간하여 지난 3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정론직필(正論直筆)의 가치를 지켜오신 당진시대의 모든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21세기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미디어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32년간 당진시대가 보여준 우직함과 노련함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종이 신문의 완성도와 디지털 미디어의 신속함이 결부되어 끊임없이 고투한 여러분의 노력은 언론계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당진시대는 지난 32년간 건전한 여론 형성과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으로 사회의 소금 역할을, 때로는 따뜻한 기사로 이웃들의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32년이라는 세월 동안 곡경과 역경이 동반되었겠지만, 묵묵히 기자의 사명을 다한 기자님들과 신문을 만들기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나라 신문의 역사는 조선시대의 ‘조보’에서 시작하여, 1883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신문인 ‘한성순보’와 1886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주간신문인 ‘한성주보’로 이어지며 개화와 여론 형성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당진시대 역시 이러한 한국 언론의 맥을 이어 지역의 생생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는 구한말부터 해방 이후까지 당진 관련 옛 신문 기사를 번역하고 연구하며, 신문이 단순한 소식지가 아니라 그 시대를 증언하는 가장 중요한 ‘사료’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날 제가 과거의 기록을 찾기 위해 당진시대 홈페이지를 수시로 드나드는 것처럼, 훗날의 후손들 또한 당진시대를 통해 미래의 당진을 만날 것입니다.
특히 1997년의 한보 사태 당시 부패를 파헤쳐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기개, 그리고 역사 속에 묻힐 뻔했던 가치내(행담섬) 주민들의 삶을 재조명한 기획은 당진시대가 왜 '지역의 큰 어른'인지 보여준 결정적 장면들이었습니다. 미시적인 생활사부터 거대 담론까지 아우르는 당진시대의 기록은 공문서가 담지 못하는 우리네 삶의 진실한 풍경입니다.
이처럼 신문은 민간에서 발행된 만큼, 광범위한 민간 차원에서의 사실 혹은 여론을 추적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미시의 역사, 즉 생활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옛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을 재현하고자 할 때, 신문광고나 잡지광고 같은 부차적인 자료를 많이 참고합니다. 신문에는 공적인 기록이 복원하지 못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실려 있기 때문입니다.
32년의 역사는 단순한 시간의 축적이 아니라, 다양한 기록의 누적과 지역의 뿌리라는 것입니다. 이제 그 단단한 뿌리를 벗 삼아 더 높이 비상할 때입니다. 앞으로도 거창한 담론뿐만 아니라,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갖추며 진실을 가려내는 나침반이자 독자들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받는 언론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제가 낡은 신문 속에서 우리 선조들의 기록과 역사를 찾아냈듯이, 오늘날 당진시대가 만드는 이 신문 한 장 한 장이 100년 뒤 우리 후손들에게는 21세기의 당진을 증언하는 가장 정직한 역사책이 될 것입니다.
또다시 시작된 당진시대의 새로운 출발. 당진시대가 당진의 역사를 묵묵하고 면면히 기록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창간 32주년을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