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철승 감독
손철승 감독

당진 출신 손철승 유니대디 대표는 어린 시절 당진극장에서 본 영화 한 편으로 영상의 길에 들어섰다.

공영방송 드라마 조명·미술 감독을 거쳐 광고 영상 제작사 유니대디 프로덕션을 설립한 그는, 20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향의 무궁화 이용원 박기택 이발사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당진극장에서 만난 인생 첫 영화

손철승 대표(48, 父 손인출·母 여명숙)는 고대면 장항리에서 태어나 8세 때 당진 읍내로 이사 오며 처음 극장을 찾았다. 지금은 사라진 당진극장에서 이연걸 배우가 출연한 영화 ‘소림사’를 본 것이 영화와의 첫 만남이었다.

손 대표는 “시골에서는 TV에서도 영화를 보기 힘들었고 화면도 작아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영화를 봤을 때 느낀 감동은 압도적이었다”며 “그때부터 영화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매주 형과 함께 당진극장을 찾았고 중학교 2학년 무렵에는 홍콩 영화에 매료됐다. 영화 ‘첩혈쌍웅’의 주윤발을 보며 배우를 꿈꾸기도 했지만, 점차 오우삼 감독처럼 영화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연극영화과 진학 후 방송 드라마 현장으로

당진초등학교와 호서중학교, 호서고등학교를 졸업한 손 대표는 영화의 꿈을 안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그는 “당시에는 카메라도, 학원도 없어 책과 비디오로 독학하며 입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학 재학 중 휴학을 하던 시기 지인의 추천으로 KBS 드라마 조명팀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후 약 5년간 드라마 현장에서 조명 감독과 미술팀 스태프로 활동했다.

그는 2001년 KBS 동양극장 주말연속극을 시작으로 SBS ‘화려한 시절’, KBS ‘노란 손수건’, SBS ‘토지’, KBS1 ‘백만 송이 장미’, ‘집으로 가는 길’ 등에 참여했다.

손 대표는 “당시에는 환경이 어려워 쪽대본에 하루 2~3시간밖에 못 자는 환경에서 ‘이 길이 맞나’라는 생각도 했다”면서도 “그때 배운 조명과 카메라에 대한 이해가 지금 영상 제작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대디 설립해 300여 편의 광고 영상 제작

결혼 후에는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위해 ‘용감한 컴퍼니’에 입사해 영상팀 팀장으로 약 5년간 근무했다. 인터넷 강의 촬영 관리부터 바이럴 영상 기획·제작·편집까지 마케팅 영상 전반을 맡았다.

경력과 인맥을 다져간 그는 2021년, 딸 ‘지윤’의 이름에서 착안한 ‘유니대디’ 프로덕션을 설립하며 1인 제작사로 독립했다.

현재 ‘유니대디’는 기업 마케팅 영상 제작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흐름에 맞게 TV 광고보다는 유튜브용 광고 영상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카드·신한은행·신한금융희망재단·LH한국토지주택공사·이디야커피·GQ코리아·LX하우시스·3M 등과 협업해 현재까지 약 300여 편의 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감독 되면 다큐 찍어드리겠다” 약속 지켜

유니대디 프로덕션 설립 후 손 대표가 가장 먼저 실천한 일은 20년 전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었다. 고향 당진의 오래된 이발소 ‘무궁화 이용원’ 박기택 이발사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이다.

손 대표는 “아버지가 단골이었고 저 역시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이곳에서 머리를 깎았다”며 “박기택 선생님은 저에게 친구처럼 소통할 수 있었던 유일한 어른이었다”고 말했다.

박 이발사가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50년 넘게 이발 봉사를 이어온 삶과 늘 자신을 낮추며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에 깊은 존경심을 느꼈다는 손 대표는 대학 입학 무렵 “언젠가 감독이 되면 다큐멘터리를 찍어드리겠다”고 약속했고 20년 만에 이를 실현했다.

3일간의 촬영으로 완성된 다큐멘터리에 대해 박기택 이발사는 “나 같은 사람을 왜 찍느냐고 했지만, 지금은 고맙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철승 감독과 박기택 이발사
손철승 감독과 박기택 이발사

가장 사랑하는 ‘영화’

광고 영상과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손철승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전히 영화 제작이다.

그는 “가장 사랑하는 건 영화”라며 “영화는 끝까지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2002년 단편영화 ‘육식동물’을 시작으로 ‘꿈속의 올빼미’, ‘정거장’, ‘파괴자들’, ‘탈의’, ‘운수 좋은 날’, 다큐멘터리 ‘스물일곱 레인맨을 만나다’ 등 다수의 단편영화를 연출·제작하며 영화제 수상과 초청 상영 경력을 쌓아왔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같은 느와르·스릴러 장르를 지향한다”며 “어린 시절 홍콩 액션 영화에 대한 동경과 내성적인 성격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꿈꾸고 있어, 영화감독 될 것”

손 대표는 과거의 자신을 “도망다녔다”고 표현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두려웠고, 영화 현장에 바로 갈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피하기도 했다고.

하지만 긍정적인 성격의 아내를 만나고 사회생활을 거치며 생각이 바뀌었단다. 그는 “아내가 늘 ‘일단 해봐’라고 말해줬고, 실제로 부딪혀보니 생각보다 할 만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이전과 달리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큐멘터리 채널 ‘다큐바바’에 이어 영화 리뷰 채널 ‘손치콕비디오’를 운영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전히 영화를 향한 꿈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저도 아직 꿈을 꾸고 있습니다. 영화를 꿈꾸는 후배들도 끝까지 가셨으면 합니다.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두려워하지 말고, 그 선택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저 역시 영화 감독이 될 것입니다.”

>>손철승 감독은

- 당진 고대면 장항리 출생(1978년)

- 호서중, 호서고 졸업(24회)

- 우석대 연극영화과 졸업

-영화 제작

2002년 단편 <육식동물> 연출

2002년 단편 <꿈속의 올빼미> 연출 / 전북독립영화제 본선상영

2003년 단편 <정거장> 프로듀서 / 전북여성영화제 대상 / 전북독립영화제 수상 / 정동진영화제 초청상영

2004년 단편 <파괴자들> 연출 / 전북독립영화제 감독상 / 안양변방영화제 초청작 / 부산독립영화제 초청작 / CINE FEST 경쟁 상영

2005년 단편 <탈의> 연출 / 전북독립영화제 경쟁작 / 전북독립영화제 제작지원작

2008년 단편 <운수좋은날> / OBS 꿈꾸는 U 방송

2009년 단편 다큐 <스물일곱레인맨을 만나다> / TBS 방송 / KT영상대전 우수상

2010년 단편 <8파운드> / 전북독립영화제 10주년 개막작

-드라마 조명팀

(KBS 동양극장(2001년)/ SBS 화려한 시절(2001~2002년) / KBS 노란손수건(2003년) / SBS 토지(2004년))

-드라마 미술팀

(KBS1 백만송이 장미(2003년) /KBS1 집으로 가는 길(2009년))

- 스카이에듀 영상팀 (2010~2014년)

- 영화 <고양이 장례식> 동시녹음 (2015년)

- 용감한컴퍼니 영상팀 팀장(2015~2019년)

- 블랙올리브스튜디오 영상팀 본부장(2019~2021년)

- 유니대디 대표(2021년 12월 ~ 현재)

(신한카드, 신한은행, 신한금융희망재단,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이디아커피, GQ코리아, 모빌코리아, LX하우시스, 청년예술청, 바른샤시, 정원삼, 오레진, 콰트, 플레이태그, 포라이프 캐리박스, 메종레아 유튜브, 메타M, 3M 등 300여 편의 광고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