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동탄에서 목회하시는 선배목사님은 "인사만 잘해도 먹고산다"라는 말을 하셨다. 이 말은 단순히 예의를 갖추라는 뜻을 넘어, 인간관계와 공동체 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태도'가 그 사람의 실력이나 배경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개인에게는 삶을 대하는 성실함이, 국가에게는 법과 질서를 존중하는 시민 의식이 그 체계를 지탱하는 '기본값'이다. 이 기본이 흔들리면 아무리 화려한 기술이나 자본이 투입되어도 그 공동체는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하게 된다. 우리 신앙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화려한 봉사, 유창한 기도, 깊은 신학적 지식보다 앞서야 할 가장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자세가 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을 경외함'이다.

2. 지식의 출발점, 잠언 1장 7절의 선포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거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 (잠언 1:7)

잠언은 인생의 수많은 지혜를 논하기 전, 가장 먼저 이 구절을 배치했다. 여기서 '근본'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레쉬트'는 시작, 으뜸, 혹은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원리를 의미한다. 즉,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우리가 쌓아 올리는 모든 지식과 경험은 목적지를 잃은 배와 같다는 선언이다.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포심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의 창조주이자 주관자이신 하나님 앞에 내가 피조물임을 겸손히 인정하는 '거룩한 떨림'이다. 마치 부모를 사랑하기에 그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고 싶지 않은 자녀의 마음처럼, 하나님을 너무나 사랑하고 존중하기에 그분의 뜻에서 벗어나는 것을 가장 경계하는 태도가 바로 경외함이다.

3. 신앙의 '태도'가 '방향'을 결정한다

많은 이들이 신앙생활의 목적을 '복 받는 것'이나 '마음의 평안'에 둡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신앙의 최우선 목적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설정이다. 인사를 잘하는 신입사원이 선배와 동료들의 신뢰를 얻어 성장의 기회를 잡듯, 하나님을 경외하는 태도를 가진 성도는 하나님의 지혜가 흘러 들어오는 통로를 확보하게 된다.

경외함이 없는 열심은 자기만족으로 흐르기 쉽고, 경외함이 없는 기도는 자기 요구에 그치기 쉽다. 그러나 삶의 매 순간 "하나님이 지금 나를 보고 계신다(Coram Deo)"라는 경외심을 가진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정직하며, 고난 앞에서도 비굴하지 않다. 이 태도가 곧 그 사람의 영적 실력이자 신앙의 품격이 된다.

4. 미련함을 버리고 지혜의 길로

잠언 1:7의 후반부는 경외함이 없는 자를 '미련한 자'로 규정하며, 그들은 지혜와 훈계를 멸시한다고 말한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똑똑해 보일지 몰라도, 근본을 부정하는 삶은 결국 시들어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의 기강이 바로 서야 나라가 번영하고, 기본 예의가 갖춰져야 사람이 귀히 여김을 받듯, 우리의 영혼은 하나님을 경외할 때 비로소 가장 안전하고 풍성해진다. 오늘 나의 삶을 점검해 보아야 한다. 나는 과연 하나님을 하나님답게 경외하고 있나? 나의 예배와 일상 속에 하나님에 대한 거룩한 존경과 태도가 살아있는가?

결국 지혜로운 인생이란 대단한 성취를 이룬 인생이 아니라, 삶의 가장 기본인 '여호와 경외'를 끝까지 붙드는 인생이다. 이것이 우리 신앙생활의 시작이자 끝이며, 우리가 평생을 걸고 지켜내야 할 단 하나의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