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가운 인사로 솔직한 마음 그대로 열어 보이는 학생들. 이 맑은 동심에 행복하다. 사랑으로 답해주는 아이들이 있어 학교는 희망이 있다.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학교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나는 지속 가능한 학교를 위해 학생과 교직원, 보호자, 동문과 따뜻한 관계의 집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 <오늘도 행복을 만납니다> 프롤로그 中
박창옥 북창초등학교 교장은 주말이면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향했다. 학교장이 아닌, 누구의 엄마도 아닌 온전히 글을 쓰는 사람으로 보내는 시간이었다.
박 교장은 지난해 당진시립중앙도서관에서 진행한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신이 근무한 작은 학교에서의 일상을 한 권의 책으로 기록했다.
책을 쓴 초등학교 교장
박 교장은 어린 시절 작가를 꿈꾸며 책 읽기를 좋아하던 학생이었다. 평소에도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고 교직 생활을 하면서도 글쓰기 지도를 하거나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러던 중 그는 지난해 겨울방학 기간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를 알게 돼 설레는 마음으로 지원했고 한 편의 글을 제출해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참여자로 선정됐다.
페이스북에 공유한 학교의 일상
그가 책에 담은 소재는 학교의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박 교장은 “교직을 선택했기 때문에 글을 쓰고 책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산이 고향인 그는 1991년 공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한 뒤 경기도 초등학교 교사로 교직을 시작해 교육청 장학사와 교감을 거쳐 2022년 9월 북창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박창옥 교장은 북창초등학교에 발령받은 뒤 학교의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학교 이야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교의 다양한 모습을 대신 전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구성원과의 이야기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들은 자연스럽게 책의 소재가 됐다. 박 교장은 “글감 목록을 제출해야 했는데 평소 올렸던 게시물 80~90개가 떠올랐다”며 “그동안 학교 행사나 인상 깊었던 일들을 기록해 둔 덕분에 정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책에는 졸업하며 편지를 전해준 학생 이야기, 45인승 통학버스에서 나눈 대화, 교육장배 배구대회 우승 일화, 전교회장단의 공약 실천 과정, 졸업 후 교장실을 찾아온 제자들의 이야기 등 학생들과의 일상이 담겼다. 이와 함께 교사와 학부모 등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과의 이야기도 함께 기록됐다.
또 책에는 북창초를 지켜온 총동문회의 이야기도 담겼다. 약 20년 전 폐교 대상 학교였던 북창초는 동문들이 통학버스를 직접 구입하고 운전까지 맡으며 학생들을 모은 덕분에 현재 100여 명의 학생이 다니는 학교로 남아 있다.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선후배가 함께하는 자장 데이’ 역시 동문들의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는 행사다.
“아무 일 없는 일상 뒤엔 누군가의 수고가”
박 교장은 책을 쓰는 과정이 학교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 일 없는 하루가 가장 감사한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며 “그 평온함 뒤에는 늘 누군가의 수고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아이들을 맞이하는 통학 차량 기사, 학교 안전요원, 급식 검수 직원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역할이 학교를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장은 책을 쓰며 학교의 평온한 일상이 각 구성원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지속 가능한 학교
박 교장이 만들어 가고자 하는 ‘지속 가능한 학교’란 구성원들이 좋은 기억을 갖고 언제든 다시 반갑게 만날 수 있는 학교다. 그는 “개인적인 소망이지만 졸업생이나 학교를 떠난 교직원들이 나중에 학교를 떠올렸을 때 ‘그래도 북창초에 있을 때 괜찮았다’라고 기억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며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을 만났을 때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학교가 지속 가능한 학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책의 3장에는 학교 밖에서의 이야기도 담겼다. 프롤로그에는 ‘나는 평범한 가정과 나의 직장 학교로 집을 짓고 보통의 일상을 살고 있다’는 문장이 실려 있다. 박 교장은 “거창한 이야기를 담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학교 안팎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 책 <오늘도 행복을 만납니다>는 당진 지역의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 박창옥 북창초등학교 교장은
- 1991년 2월 공주교대 졸업
- 2008년 8월 공주교대대학원 초등국어교육 석사
- 1991년 3월 ~1996년 2월 경기도 단봉초, 부천 대명초 근무
- 1996년 3월 ~2013년 8월 서산시 관내 근무 교사 (성연초, 부춘초, 학돌초, 서령초, 서산대진초, 대산초)
- 2013년 9월 ~ 2020년 2월 장학사 (당진교육지원청, 충남교육청)
- 2020년 3월 ~ 2022년 8월 서산시 교감(해미초, 서산대진초)
- 2022년 9월 ~ 북창초 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