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지난해 도입한 수의계약 총량제가 본청에만 적용되고 읍면동은 제외되는 등 제도적 허점이 많아 특정 업체로 계약이 집중되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0일 당진시의회 제126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조상연 시의원은 수의계약 총량제의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며 전면 개선을 촉구했다.

특정 업체로 계약 집중

조 시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3개 업체는 총 235건에 약 21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1위 업체가 77건에 9억3000만 원, 2위 업체가 64건에 6억1000만 원, 3위 업체가 94건에 5억6000만 원을 수주했다.

상위 10개 업체는 521건으로 약 48억6000만 원에 달해 업체당 평균 52건, 평균 4억8000만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1위 업체가 계약한 2000만 원 이상의 공사는 24건에 5억 원이 넘었다.

본청만 적용되는 총량제

조 시의원은 “당진시는 2025년부터 수의계약 총량제를 도입했으나 본청에만 적용되고 읍면동 계약분은 관리 범위에서 제외됐다”며 “500만 원 이하의 소규모 계약도 총량제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본래 취지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청 회계과장은 “수의계약 상위 업체는 총량제의 관리 밖인 직속기관 사업소 읍면동 계약분으로 주민 숙원 사업과 각 부서에서 읍면동에 재배정하는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조 시의원은 “수의계약 총량제는 당진 본청의 총량제가 아니다”라며 “읍면동까지 포함해 전체 당진시 수의계약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일 사업자 업체명 바꿔 수주

이와 함께 동일 주소지에 동일 사업자가 업체명을 다르게 해서 계약을 수주하는 사례도 14개 업체에 이르렀다. 현재 당진시는 각 사업체별로 총량제를 적용하고 있어 제도의 취지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상연 의원이 “대표자 주소지 가족 관계 등을 심사하는 방법은 있느냐”고 묻자 회계과장은 “사실적으로 다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파악하는 대로 최대한 하겠다”고 답했다.

시공능력 검증 부실

시공능력 검증의 부실함도 심각한 수준이다. 조 의원은 “건설산업기본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일괄 하도급은 엄격히 금지되고 처벌도 받게 돼 있으나 실제 시공능력이 의심스러운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조 시의원은 “시행능력이 없는 사람이 일괄 하도급을 줬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그것이 처벌돼야 면허증만 가지고 입찰만 보는 예가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26년도 업무 계획에 관외 업체에 수의계약을 할 경우 담당 공무원이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관외만 할 것이 아니라 설정한 조건에 미충족한 업체에 대해서도 사유서를 쓰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보 공개 허술

당진시 홈페이지의 수의계약 공개 현황도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의원은 “1위 업체를 검색했을 때 56건만 나왔는데 제출한 자료는 77건”이라며 “21건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조상연 의원은 또 “수의계약 공개의 취지는 주민의 알 권리를 제공하고 특정 업체로 편중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는 업체명을 치면 업체 이력만 나오고 기간을 치면 기간만 나와서 시민들이 어느 업체가 몇 건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소한 스프레드 시트나 1년 단위로 통계를 내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회계과장은 “업체와 계약 후 담당자가 계약 대장에 등재 시 홈페이지와 연동해 반영되고 있으나 읍면동 소관은 읍면동에서 입력해야 한다”며 “누락될 경우는 있다”고 시인했다.

“공정한 기회 제공해야”

조 시의원은 “이런 허점을 통해 특정 업체가 다수의 계약을 하는 관행이 만연돼 관내 다수 업체들은 불경기 속에서 공정한 수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우려하며 “계약 업무는 공무원의 편의를 넘어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해야 한다”고 누적 계약 점검과 조정을 촉구했다.

또한 “기준을 넘어서는 수의계약 업체는 수의계약 사유서를 통해 공무원이 한 번 더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홈페이지 수의계약 정보 공개도 일반 시민이나 경쟁 업체들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당진시의 모든 계약은 특정 업체나 공무원의 편의가 아니라 어려움을 겪는 모든 지역 업체에 균형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고 지역경제를 선순환시키는 데 최우선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