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호 유수지 용지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농민들이 당진시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태양광발전사업에 대해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농민들은 35년 넘게 자력으로 일궈온 농지를 사전 협의 없이 태양광 용지로 전환하려는 시도에 대해 극심한 배신감과 모멸감을 토로했다.

자력으로 일궈낸 옥토, 사업 추진에 ‘배신감’

대호지 농민들에 따르면 사업 대상지인 대호호 유수지 용지는 과거 주민들이 낙지와 바지락 등을 잡으며 생계를 유지하던 곳이었다. 1980년대 정부의 간척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농민들은 생계를 위해 황량한 벌판을 개간하기 시작했다. 농민들은 힘겹게 자금을 모아 분쟁을 해결한 뒤 자력으로 조달한 중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지금의 농지를 만들었다.

농민들은 염해로 인한 벼농사 실패를 겪으면서도 끈질기게 관리해 양질의 쌀을 생산하는 용지로 변모시켰다. 농지가 갖춰지자 한국농어촌공사는 임대료를 부과했고, 농민들은 2026년 2월 현재까지 35년 가까이 성실하게 납부해 왔다고 주장했다.

당진시·공사, ‘상생’ 내세워 150MW 단지 조성 추진

한편 당진시와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중), 당진도시공사는 지난해 12월 1일 당진시청에서 ‘대호호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대호호 용지를 활용해 약 150MW 규모의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날 협약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는 사업 용지 제공과 함께 사업계획 수립, 인허가 지원, 주민 참여를 위한 민관협의회 구성 등 전 과정에서 당진시 및 당진도시공사와 협력할 계획이다. 당시 김인중 사장은 “대호호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 조성사업은 정부 정책을 이행하면서 지역사회와 이익을 공유하는 상생 모델”이라며,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주민 반대하면 안 해” 시장 발언에도 농민 불신 커져

하지만 농민들은 농지 조성 과정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당국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현재 2026년 2월 현재 가설계 등 기초 준비가 진행 중인 이 사업은 약 45만 평에서 50만 평 규모로 추정된다.

특히 한국농어촌공사와의 경작 계약이 2026년 12월 말 종료를 앞두고 있어 농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호호 유수지 경작농민회가 창립총회를 열고 이에 대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호호 유수지 경작농민회 남우용 회장은 “시가 사전 협의도 없이 사업을 추진해놓고 회유하려 한다”며 “경작권 보장을 공식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 120여 명은 오는 3월 3일 당진시에 공식 건의서를 접수하고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