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가 공개한 항만 분야 민간투자유치 전략 보고서에 이미 추진이 무산된 당진항 사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보고서가 당진시와의 사전 협의 없이 작성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행정 간 소통 부재와 지역 현실 인식 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충남도 해양수산국 해운항만과가 작성한 ‘충남도내 항만분야 민간투자유치 전략 보고’에는 당진항 음섬지구 친수공간 조성사업이 민간투자 유치 대상 사업으로 포함됐다. 이 자료는 충청남도 홈페이지에 ‘대국민 공개’ 문서로 게시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보고서는 충남도 내 항만 개발사업 가운데 민간투자 유치가 가능한 사업을 발굴해 투자 전략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작성됐으며 평택·당진항, 보령항, 태안항 등 주요 항만 사업이 담겼다. 이 가운데 당진항 음섬지구 친수공간 조성사업이 포함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미 무산된 사업 포함

보고서에 따르면 당진항 음섬지구 친수공간 조성사업은 신평면 매산리부터 송악읍 복운리 일원 약 39만8000㎡ 규모의 항만 친수시설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약 2256억 원 규모로 제시됐으며 사업 기간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로 명시돼 있다.

특히 사업 방식으로 LNG 터미널 항로 준설토를 활용해 수변공간을 매립하고 친수·관광 중심의 복합공간을 조성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보고서에는 당진시와 한국가스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 형태도 설명돼 있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이미 추진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오성환 시장과 당진시는 한국가스공사와 협약을 통해 추진하려던 LNG 준설토 활용 친수공간 조성 사업이 여러 여건 변화와 사업성 문제 등으로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사업 무산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당진시 “충남도와 소통 없었다”

당진시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진시 항만수산과 관계자는 “충남도에서 올린 보고서를 확인해 봤지만 올해 충남도와 해당 사업에 대해 소통한 적이 없다”며 “제4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도 아직 고시되지 않은 상황이고 가스공사 준설토를 활용한 친수시설 조성은 현실적으로 진행이 불가능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가 공개된 사실도 알지 못했고 내용 역시 현재 상황과 맞지 않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추진이 어려운 것으로 정리된 사업이 민간투자 유치 전략 사업으로 포함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충남도 “장기적 개발 방향”

이에 대해 충남도는 장기적인 항만 개발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도 해양수산국 해운항만과 관계자는 “보고서에 가스공사 관련 내용이 포함된 것은 현재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며 “앞으로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상·하부 시설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민간개발 유치를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친수공간 조성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업이며 항만 유휴부지를 방치할 수 없는 만큼 다양한 개발 가능성을 검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충남도는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당진시와 별도의 협의를 진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준설토 문제 다시 논란

이번 논란은 단순한 보고서 작성 문제를 넘어 충남도와 당진시 간 정책 소통 체계와 지역 현실에 대한 인식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미 추진이 어려운 것으로 정리된 사업이 민간투자 유치 전략 사업으로 포함된 점은 정책 수립 과정에서 지역 상황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더욱이 당진시는 과거 평택·당진항 매립지 관할권 분쟁 이후 항만 준설토 문제에 대해 지역 사회가 민감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준설토 활용 사업이 다시 언급된 것은 지역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항만 개발은 장기적인 지역 발전 전략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충남도와 당진시 간 충분한 협의와 현실적인 사업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항만 개발과 민간투자 유치는 장기적인 지역 발전 전략과 맞물린 중요한 정책이지만 실제 추진 가능성과 지역 여론을 충분히 고려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