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참여연대)가 당진시 ‘지역현안 건의사업비(일명 의원사업비)’ 운영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같은 날 김명회 당진시의원이 시의원들 중 유일하게 ‘사실관계 확인’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서면서 양측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민생 아닌 특정 단체 중심”…84억 사용 문제 제기

참여연대(회장 김희봉)가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경제를 외면한 선심성 짬짬이 예산을 즉각 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시민 제보를 바탕으로 정보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약 84억 원 규모의 지역현안 건의사업비가 특정 단체나 행사에 반복적으로 지원된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희봉 회장은 “지역현안 사업비는 원래 행정이 미처 챙기지 못한 민생 현장을 보완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그러나 실제 집행 내역을 보면 특정 단체나 행사에 집중된 양상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 노동자, 영세 농민, 자영업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이 아니라 일부 단체 중심으로 쓰인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건의라지만 현실은 집행 영향”…질의응답서 쟁점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의원은 건의만 했을 뿐 집행은 시가 했다’는 주장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측은 “의원이 특정 사업을 지목하고 예산 반영을 요구하는 구조 자체가 단순 건의라고 보기 어렵다”며 “행정 입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집행 지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답했다.

또한 일부 의원이 주장한 ‘공익 목적 사업’이라는 해명에 대해서도 “공익성 여부 이전에 공모와 선정 절차가 공정했는지가 핵심”이라며 “특정 단체를 지정해 지원했다면 절차적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추경 반영·의원 간 배분…‘짬짬이 구조’ 의혹

참여연대는 예산 편성 과정에서도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다. “본예산에는 없던 사업이 추경에서 반영되는 사례가 확인됐고, 일부 사업은 여러 의원이 나눠 지원하거나 특정 사업에 집중되는 양상이 나타났다”며 이른바 ‘짬짬이 예산’ 구조를 지적했다.

또한 “한 사업이 수년간 반복적으로 의원사업비로만 지원되는 경우도 확인됐다”며 “이럴 경우 일반 사업으로 전환해 타당성과 지속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 감시해야 할 의회가 개입”…구조 자체 비판

참여연대는 이번 사안의 핵심 문제로 ‘구조’를 꼽았다.

김희봉 회장은 “예산을 심의하고 행정을 감시해야 할 의회가 오히려 예산 배정에 관여하는 구조는 맞지 않는다”며 “건의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표심을 의식한 예산 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가 지속될 경우 지방자치의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명회 의원 “정책 제안일 뿐…집행은 시 권한”

이에 대해 김명회 시의원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참여연대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김 의원은 “최근 제기된 의혹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악의적 프레임”이라며 “객관적 자료를 통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특정 단체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임원이나 회원이 아닌 단순 자문위원으로 운영이나 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이해충돌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업 선정·집행은 행정 절차…개입 불가”

김 의원은 예산 집행 구조에 대해 “정책 제안은 의원의 역할이며, 사업 선정과 집행은 당진시 행정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 계획 접수부터 심사, 승인, 집행까지 모든 과정은 행정 절차에 따라 진행되며 특정 개인이 개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부당한 발언이나 개입은 없었으며, 회의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집행 안 된 사업도 포함…왜곡 주장”

김 의원은 일부 사업과 관련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이미 삭감돼 실제로 집행되지 않은 사업도 포함돼 있다”며 “집행된 것처럼 보도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를 근거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공익감사 vs 법적 대응…논란 확산

참여연대는 공익감사 청구와 제도 개선 요구를 예고한 반면, 김 의원은 법적 대응 가능성을 밝히면서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역 정치 쟁점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