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겪는 일이지만 우리는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소박하지만 몇가지의 소원을 빌곤 한다. “금년 한해는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는 것”과 “나라가 안정되고 경제가 활성화되어 삶의 질이 높아졌으면”하는 바램이 바로 그것이다.
왜목의 해뜨는 광경을 보기위해 불원천리하고 모여드는 많은 인파들도 결국은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그와 같은 소망을 빌기위함 일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우선 손대는 것이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며 공무원에 가해지는 사정의 칼날이다. 하지만 많은 공무원들이 다치는 것을 보면 불과 몇십만원 이하를 받은 하위직 공무원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공직에서 쫓겨나거나 중징계를 당하여 크나큰 오명을 남기지만 고위직이나 정치인들이 받는 천문학적인 금품은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떡값이기 때문에, 혹은 정치자금이라며 관대하게 넘어간다. 부패방지법을 제정하면서 개혁대상 1호인 정치인의 계좌는 추적하지 못하도록 법들을 그들의 손으로 만들어놓은 것을 보면서 그들 스스로가 거듭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현 정부를 선택한 국민들은 DJ가 수많은 핍박과 고통속에서도 꿋꿋이 민주화운동을 통해 독재에 항거해온 과정을 바라보며 그가 권력을 잡으면 그간의 정권과는 다른 개혁과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부패의 고리를 끊는 대통령이 될 것이란 기대감속에서 그를 선택했다 할 것이다.
하지만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 개혁이라 했던가? 기득권층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제대로 된 개혁은 찾아볼 수 없고 의약분업은 국민들에게 더많은 불편과 부담을 가중시키고 의사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는가하면 어찌된 일인지 핵심요직에 특정 지역의 사람들을 심는 일과 낙하산식 인사로 인하여 말썽이 끊이질 않았다.
역대정권이 그래왔듯이 검찰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음으로써 그들을 권력의 시녀에서 탈피시키지 못하고 검찰을 정치권보다 더 시급한 개혁의 대상으로 불신을 받게 됐다는 점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검찰의 잘못으로 인하여 정부가 피해를 입었으니 거듭나야 한다”고 질책하는 것은 모순이라 아니할 수 없다.
문제는 통치권자의 의지이며 검찰을 통치수단의 유혹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끊어야 한다는 것이 해결의 핵심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문민정부시절 대통령의 아들이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YS의 오명으로 남은바 있는데 현 정권에 들어서서는 대통령의 처조카가 국정을 농단하고 그의 차남이 미국에서 유학생의 신분으로 100만 달러짜리 저택을 사고 월 6만달러(8천만원) 이상의 거액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월간조선 2월호 게재)세인을 놀라게 하고 있다.
현직 국정원의 고위간부들이 한 인간의 억울한 주검을 이용해 간첩의 누명을 씌워 그 가족을 파멸의 나락으로 몰아 넣은 것도 모자라 살인범을 유명 벤처기업의 사장으로 키워주고 댓가를 받는가 하면 핵심용의자가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방조하는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르는 그들을 보면서 어쩌다 나라가 이지경이 되었나 한탄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가하면 그런 지시를 내린 국정원장이었던 5공시절의 장세동은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니 이 또한 얼마나 슬픈 일인가?
우리는 아르헨티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고위층의 부정부패로 인하여 나라가 몰락하고 힘없는 국민이 고통속에서 몸부림치는 그 비참함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난 1월25일에 출범한 부패방지위원회에 거는 기대가 너무도 크다. 우리가 살고 국가가 살기 위해서는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활약을 학수고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