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복
전교조 당진지회장
당진중학교 교사
지난달 1월31일 재정경제부 진념 부총리는 ‘일제 시대의 교육이 더 나았다’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했다. 이 말은 바로 평준화 해제, 기여 입학제 허용 등 학벌 엘리트주의를 무책임하게 선동해온 결과로서 나온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고등학교를 의무교육으로 정립하고 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고민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학교 단위의 자율 강화라는 명분 하에 국가의 책무는 털어버리면서 공교육을 시장의 자본논리에 떠넘겨 버리려는 의도에 대해 안타까울 뿐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개발원(KDI)은 「비전 2011」(2002. 2. 14)에서 사립고교와 입시기관을 통합하자는 주장을 하기에 이른다. 교육은 ‘사람을 키우는 과정’이라는 평범한 진리 앞에서 공교육 기관인 학교가 나서서 입시 중심의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입시에 매달리는 교육을 시키며, 학교를 대학에 가기 위한 입시기관쯤으로 여기는 이들의 생각에 아연실색 할 수밖에 없다. 경쟁을 부추기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교육정책으로 인해 불안을 느끼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교육 투자와 의무교육 확대를 고민하는 부총리를 기대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지난 해 12월24일 충남남도교육청은 대다수 교사들과 학부모, 장애인 단체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주 정명학교 소속 특수교사인 도경만(해임), 유정옥(견책)교사에 대하여 징계를 강행하였다. 이들의 죄명(?)이 뭐냐면 바로 장애아동을 너무도 사랑했다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본다. 지난해 7월19일~21일 공주지역 참교육 학부모회와 전교조 주관 하에 통합캠프를 개최하였다.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함께 생활하는 것이었다. 이 캠프에 도경만 교사 반, 학생 모두와 유정옥 교사 반, 학생 2명이 참가하였다. 학부형들이 자비부담으로 참가신청을 한 교육 캠프에 학교장이 교사의 인솔을 지시(?)해야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단지 전교조 행사라는 이유로 참가를 허락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 징계를 요청했으며 이에 도교육청은 해임·견책이라는 명쾌한(?) 판결을 내렸다. 장애아동 교육이 통합교육으로 가는 현재의 추세를 볼 때 이는 원칙에도 어긋난다 할 것이다.
요즈음 충남의 중등 교육계는 고입 선발고사 부활문제로 한동안 뒤숭숭했다 한다. 이론적으로 혹은 사람에 따라서는 생각이야 분분하겠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뒤로하더라도 완전 내신제를 전면 시행한지 채 1개월도 지나기 전에 고입 선발고사제 시행을 계획했다는 것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해야할 교육정책의 특수성을 볼 때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이로 인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겪어야 할 고통과 혼란은 도대체 안중에도 없단 말인가! 더구나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부도덕함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하겠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실 바늘 허리에 매 못쓴다.’는 초등학교 수준의 속담도 모른단 말인가! 충남교육청은 1월29일 선발고사제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입시전형안을 발표하면서 92.9%가 고입선발고사제를 찬성하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 2월 19일 방영된 충청패트롤 TV 프로그램을 통하여 모든 것이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재정 경제부 부총리의 발언은 그래도 ‘경제 지상주의’, ‘시장 만능주의’의 경제논리로 철저히 교육을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았다 치자. 어떻게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도교육청에서 그러한 발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고입 선발 고사제 철회를 위한 충남도민 대책위원회의 노력으로 신학기에는 아이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게 된 점이다. 이 기회에 우리 당진 지역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지면을 빌어 감사를 드린다. 서글픔 속에서도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있기에 신학기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