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포리 김광수씨의 반달곰 이야기
아이들 좋아하는 동물농장이 꿈
7년전부터 곰사육 시작
전국 6백마리 중 1백여마리 키우는 전문가
송악면 석포리 송악산 자락에 반달곰 농장이 있다. 아흔여섯마리의 곰이 촘촘하고 단단하게 짜여진 철창 속에서 나른한 봄날을 즐기고 있다.
엊그제 새끼를 낳아 구석에 처박혀 나올 줄 모르는 놈이 있는가 하면, 창살에 육중한 몸을 거꾸로 매달고 묘기를 하는 놈, 몇달째 청소도 못하게 고집을 부려 배설물로 가득찬 우리 안에서 세월 모르고 잠자는 놈, 가지각색이다. 곰 우리 옆에는 백여마리의 사슴(엘크)이 낯선 방문객을 초롱한 눈망울로 일제히 쳐다본다.
이 농장의 주인은 김광수씨다. 객지에서 인생의 쓴맛을 다 맛보고 11년전 처가가 있는 당진으로 와 사슴 네마리로 농장을 시작한 사람. 지금은 내노라하는 대농장주가 된 그는 ‘동물이 좋아’ 7년전 일반사람은 엄두도 못내는 곰사육을 시작했다.
일반 농가에서 사육되는 곰 마리수는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6백여마리. 그중 1백여마리가 김씨 농장에 있는 셈이니 곰 사육분야에서도 그는 일인자로 꼽히고 있다.
그가 사육하는 곰은 히말라야산 반달곰이다. 가슴에 브이(V)자 모양의 흰띠를 두른 곰을 말한다. 지금은 곰이 보호동물로 지정돼 수출입이 일체 금지되어 있지만 30여년전에는 역수출을 목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곰을 수입했었다. 그때 국내에 수입된 곰이 번식해 김씨의 농장에도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김씨는 분양을 목표로 곰을 사육하고 있다. 무엇보다 곰 사육농가를 늘리는게 그의 목적. 현행법은 24년생 이상된 곰만 도축이 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어 사육농가수가 늘어난다면 규제도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다음은 김광수씨가 들려준 곰 이야기.
곰은 잡식성이며 매우 민첩하다. 살구, 호두, 밤 같은 것은 껍질을 죄다 까서 먹고 새끼를 낳고선 석달간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 수도 있다고 한다. 지방층이 두껍기 때문이다.
생후 5~6년이 되면 새끼를 낳을 수 있는데 한번에 1~4마리까지 낳을 수 있으나 두마리가 평균이라고 한다.
김씨는 현재 곰 사육에서는 특별한 소득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신 사슴농장을 오래 해 와 고정고객이 있어 이를 통해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곰도 언젠가는 사슴처럼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여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로 그는 묵묵히 투자하면서 곰 사육이 확대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김씨에겐 또 하나의 꿈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로 가득찬 관광농원을 차리는 것. 치열한 인생의 한 시기를 접고 물질적·정신적인 속박에서 벗어나 관광농원의 여유로운 주인이 되는 것이 희망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