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기지시줄다리기축제
2026년 기지시줄다리기축제

<편집자주>

시민의창은 분야별 역량을 갖춘 당진 지역 전문가들이 참여해 각 분야의 영역을 심층 취재,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 보도합니다.

권중원 당진YMCA 사무총장
권중원 당진YMCA 사무총장

당진의 축제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기지시줄다리기 축제가 작년에 이어 올해 4월에 열렸고, 삽교호관광지에서는 드론 라이트쇼가 6월 6일까지 전반기 6회에 걸쳐 당진의 밤을 밝히며 새로운 야간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역사문화 공간인 면천읍성에서는 또봄면천이 지난 6월 13일부터 양일간 개최되었다. 축제는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 관광객을 불러들이며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는 중요한 문화정책이 되고 있다.

그러나 축제가 많아질수록 필요한 질문도 분명해진다. 축제는 누구를 위해 열리는가. 시민은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가. 예산과 행정력은 적절하게 쓰이고 있는가. 축제가 끝난 뒤 평가 결과는 다음 축제에 반영되고 있는가. 당진의 축제 시민모니터링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축제를 평가한다는 것은 축제를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축제로 성장시키기 위한 과정이다.

2026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당진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축제답게 전통문화 계승과 지역 정체성 확산이라는 목적을 비교적 충실히 보여줬다. 당제, 용왕제, 마을 기원제, 줄나가기, 줄다리기 본행사 등은 기지시줄다리기가 단순한 민속놀이가 아니라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고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으는 공동체 문화임을 확인시켰다. 모니터링 결과에서도 전반 만족도와 전통성, 청결, 안전 등 주요 항목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축제가 커질수록 접근성과 안내 체계는 더 중요한 과제가 된다. 모니터링에서는 주차장 위치, 행사장 진입 동선, 주요 프로그램 안내, 시간 변경 안내 등이 보완점으로 제시됐다. 특히 노약자, 장애인, 유모차 이용 가족 등을 위한 무장애 동선,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임시 경사로, 교통약자 우선 관람구역 등은 “많은 사람이 오는 축제”를 넘어 “누구나 불편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검토해야 할 지점이다. 기지시줄달리기축제 예산은 작년 유네스코 등재 10주년 기념으로 16억원이었고 다시 올해 약 5억원 정도로 행사를 치뤘다.

2026년 삽교호드론라이트쇼
2026년 삽교호드론라이트쇼

둘째, 삽교호 드론라이트쇼, 흥행 이후에는 효과를 물어야.

삽교호 드론라이트쇼는 올해 당진 축제 가운데 야간관광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 행사다. 삽교호 바다공원의 수변 경관과 드론 군집 비행이 결합되면서 관람객의 호응도 높았다. 시민모니터링단의 현장 계수 기준으로도 5월 2일부터 6월 6일까지 상반기 6회 행사에 누적 약 55,000여 명이 관람한 것으로 추산된다. 설문에서도 재방문·추천 의향은 93%, 드론쇼 연출 만족도는 92%로 나타나, 드론쇼가 단순한 일회성 볼거리를 넘어 다시 찾고 싶은 관광 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흥행만으로 축제의 성공을 판단할 수는 없다. 같은 조사에서 행사 안내는 82%, 접근성·주차 편의는 78%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관람객이 몰리는 시간대의 주차와 진입 동선, 화장실과 관람구역 위치 안내, 야간 표지판과 방송 안내는 하반기 운영에서 반드시 보완해야 할 과제다. 화려한 드론 연출만큼이나 관람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머무는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드론쇼가 지역경제와 얼마나 연결되는지도 계속 살펴야 한다. 관람객 식사 장소 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이 삽교호 내 식당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드론쇼가 주변 상권 이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확인됐다. 다만 이 효과가 자연스럽게 지속되려면 식당가, 카페, 산책로, 주변 관광지를 연결한 체류형 관광 코스와 상권 연계 홍보가 더 필요하다.

또 하나의 과제는 ‘당진다움’이다. 5월 30일 드론쇼에서는 당진 여행, 삽교호 놀이동산, 면천골정지, 합덕제, 줄다리기 등 당진의 관광자원과 문화자산을 드론 이미지로 표현한 장면이 확인됐다. 앞으로는 이러한 지역 콘텐츠를 더 체계적으로 엮어, 관람객이 “드론쇼를 봤다”를 넘어 “당진을 기억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반기 드론라이트쇼가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다면, 하반기 드론라이트쇼는 그 가능성을 안내체계, 지역성, 시민참여,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시키는 시험대가 되어야 한다. 작년 삽교호 드론라이트쇼 총예산은 약 10억원이었고 2026년 예산도 동일하다.

2026년 또봄 면천축제 루이킴 노래 공연
2026년 또봄 면천축제 루이킴 노래 공연

셋째, 또봄면천, 흥행보다 중요한 것은 ‘면천다움’

2026 또봄면천은 면천읍성 일원에서 음악 공연, 거리예술, 퍼레이드, 체험, 야간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문화예술관광형 축제로 열렸다. 스윗소로우, 로이킴 등 대중 공연에는 많은 관람객이 몰렸고, 일부 거리공연과 서커스 프로그램도 현장 호응을 이끌어내며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면천읍성이라는 역사공간을 축제 무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일정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 가능성이 곧바로 축제의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약 5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 축제라면 단순히 “사람이 많이 왔다”는 평가만으로는 부족하다. 모니터링 과정에서는 공연별 관람객 편차가 컸고, 한낮 무더위로 관람객이 무대 앞보다 그늘로 이동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프로그램이 많았다는 것과 시민이 편안하게 즐겼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 지점에서 다시 물어야 할 것은 또봄면천의 정체성이다. 유명 가수 공연이나 야간 프로그램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면천만의 축제가 되기 어렵다. 또봄면천의 핵심은 결국 ‘면천다움’에 있다. 면천읍성, 골정지, 면천두견주, 지역 골목과 상권, 주민 참여가 축제의 중심에 충분히 놓였는지 따져봐야 한다.

따라서 또봄면천은 향후 프로그램 수나 유명인 공연 중심의 성과보다, 면천이라는 장소와 얼마나 깊게 연결되었는지를 더 세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 관람객 유입뿐 아니라 지역상권 이용, 주민 참여, 역사공간 활용, 관람 편의와 안전관리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면천읍성과 골정지, 지역 골목과 상권이 축제의 배경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프로그램의 중심이 되었는지에 대한 점검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마을주민이 직접 면천 역사와 전설과 유래 내용에 걸맞게 길거리 프레이드를 축제 준비 과정에 직접 만들어 출연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봄면천 축제 예산은 작년과 동일한 총 5억원 정도이다.

축제 평가는 반대가 아니라 성장의 조건

당진의 축제는 각각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기지시줄다리기는 전통문화와 공동체성, 또봄면천은 역사공간과 문화예술, 삽교호 드론라이트쇼는 야간관광과 첨단 콘텐츠를 중심에 둔다. 성격이 다른 축제를 같은 기준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축제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준은 있다. 시민 참여, 안전, 접근성, 지역경제 연계, 예산의 적정성, 평가 결과의 환류다.

축제가 끝난 뒤 “사람이 많이 왔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발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떤 시민이 불편을 겪었는지, 어떤 프로그램이 효과적이었는지, 어떤 예산은 낭비였는지, 어떤 운영 방식은 다음에 개선해야 하는지를 함께 기록해야 한다. 축제의 성공은 홍보 문구가 아니라 축제 이후 남는 평가와 개선으로 증명될 것이다.

결국 당진의 축제는 화려한 장면이나 방문객 수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당진의 전통문화가 시민과 방문객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역사성과 주민 참여를 온전히 담아내고 있는지,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에 실질적인 효과를 남기고 있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며칠간의 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집중해 방문객을 모으는 방식도 필요할 수 있지만, 그 효과가 행사 종료와 함께 사라진다면 지역에 남는 자산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같은 예산이라면 축제 기간에만 소비되는 일회성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상권 연계, 주민 참여, 정기 문화프로그램, 관광 동선 개발, 편의시설 개선처럼 더 긴 시간 동안 시민과 지역에 남는 방식으로 나누어 쓰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시민모니터링단 활동모습
시민모니터링단 활동모습

결국 축제 예산은 “며칠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모았는가”가 아니라, “그 돈이 지역을 얼마나 오래 살아 움직이게 했는가”로 평가되어야 한다. 시민의 세금과 행정력이 투입되는 축제라면 준비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운영은 공정해야 하며, 결과는 시민과 지역사회에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 당진의 축제가 더 올바르고 청렴하게 운영되고 지역의 자산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민의 눈으로 현장을 지켜보고 필요한 평가와 제안을 이어가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