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립노인전문요양원 전경 (당진시 제공)
당진시립노인전문요양원 전경 (당진시 제공)

당진시가 설치하고 사회복지법인 당진이 위탁 운영하는 당진시립노인요양원을 둘러싼 내부고발이 잇따르면서 공공복지시설 운영 전반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내부고발자들은 당진시에 감사 민원을 제출한 데 이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에는 임금체불과 직장 내 괴롭힘, 기타 노동법 위반 혐의로 진정을 접수했으며 국민신문고를 통한 탈세 제보도 함께 진행했다.

당진시는 관련 감사를 마치고 처분요구를 통보했으며 일부 확인된 사안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청 역시 현재 진정인 조사를 마치고 사업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계약의 투명성과 시설 운영의 공공성, 관리·감독 체계 전반을 둘러싼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원장은 있었지만 권한은 없었다”

내부고발자들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시설장의 권한 침해다. 당진시립노인요양원은 사회복지법인 당진이 위탁 운영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시설 운영의 책임자는 시설장이다.

그러나 내부고발자들은 법인 대표 A씨가 직원들에게 직접 업무를 지시하고 거래처 선정과 물품 구매, 인사 업무까지 사실상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한 제보자는 “직원들은 대표의 지시가 시설장과 협의된 내용인 줄 알고 따랐지만 나중에 시설장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즉 이번 사안에서 법인 대표 A씨는 각종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고 시설장 B씨는 현장 운영 책임자이면서도 권한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당사자다.

“운영 전반 감사해 달라”…위탁 적격성까지 문제 제기

내부고발자들은 당진시에 제출한 감사 요청서를 통해 “사회복지법인 당진이 위탁 운영을 맡은 이후 법적·윤리적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감사 요청서에는 단순한 노동 문제를 넘어 계약관리와 회계, 인사, 시설 운영 전반을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법인의 위탁 운영 적격성에 대한 현장감사도 요청했다.

또 조사 결과에 따라 위탁계약 해지와 수탁법인 교체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자재·기저귀 납품업체 이해충돌 의혹

민원서에는 식자재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 대한 의혹도 담겼다. 내부고발자들은 지난 2025년 식자재 업체 선정 공고가 나라장터나 기관 홈페이지가 아닌 사회복지법인 관련 인터넷 카페에만 게시됐다고 주장했다.

계약 규모가 5000만원이 넘는 계약은 공개 경쟁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특정 공간에서만 공고가 이뤄져 입찰 기회가 제한됐다는 것이다.

기저귀 납품업체를 둘러싼 이해충돌 의혹도 제기됐다.

민원서에는 해당 업체 대표가 법인 대표 A씨의 특수관계인이라는 주장과 함께 업체 등록 주소가 법인 대표 자택과 동일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현재 내부고발자들의 주장과 민원에 근거한 것으로 사실 여부는 향후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될 사안이다.

통근버스 운전기사 급여 논란

통근버스 운전기사 운영 방식도 논란이다. 내부고발자들은 운전기사가 요양원 소속으로 급여를 받고 있지만 출퇴근 기록이 없고 실제 업무는 일부 직원 출퇴근 운행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또 월급이 약 381만원 수준으로 업무량에 비해 과도하게 지급됐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감사 요청서에는 실제 근무 여부와 급여 지급 과정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적시됐다.

고용승계는 됐지만 임금은 줄었다?

위탁법인 변경 과정에서의 임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내부고발자들은 지난해 1월 위탁법인이 변경되면서 고용은 승계됐지만 임금체계는 유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존 급여체계가 폐지되고 기본급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조정됐으며 연장근로수당 등을 더해 기존 임금을 맞추는 방식으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기존 복지제도 역시 대부분 사라졌으며 교통비는 급여명세서에 포함되지 않은 채 별도로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들은 이러한 변경이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시설장 폭행 의혹…경찰 고소

법인 대표 A씨와 시설장 B씨 사이의 폭행 사건도 현재 경찰에서 조사 중이다.

민원서에 따르면 지난 3월 6일 대표 A씨가 시설장과 의견 충돌 과정에서 목덜미를 손으로 조이는 등 신체적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설장 B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대표 A씨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이 사건 역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으로 최종 판단은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연차도 마음대로 못 썼다”…직장 내 괴롭힘 주장

직원들은 직장 내 괴롭힘도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진정서에는 특정 관리자가 직원들에게 반말과 무시하는 태도를 반복하고 공개적인 질책을 일삼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직원들에게는 어르신을 공손히 모시라고 강조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입소자들에게 반말에 가까운 표현을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생각 없이 일을 하느냐”는 질책과 함께 근무표가 수시로 변경되면서 직원들이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연차를 2일 이상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육아휴직 중인 직원에게 조기 복귀를 요구하고 육아휴직 신청 직원에게 대체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했다는 주장도 진정서에 담겼다.

노동청도 조사 진행

이에 직장 내 괴롭힘과 노동 문제에 관련해서는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도 조사에 착수했다. 제보자들은 지난 5월 29일 노동청에 임금체불과 직장 내 괴롭힘, 기타 노동법 위반 혐의로 진정을 접수했다.

본지가 천안지청에 확인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과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은 각각 담당 감독관이 나눠 조사하고 있으며 현재 진정인 조사를 마친 뒤 사업장 조사와 조사결과보고서 작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제보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탈세 의혹도 제기한 상태다.

당진시 감사 완료…일부 확인 사안 경찰 수사의뢰

당진시도 해당 민원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당진시 감사법무담당관은 본지 취재에서 “감사는 완료됐으며 관련 부서에 처분요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서류만으로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관련 부서가 처분요구에 따라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진시 경로장애인과 역시 “감사 결과 일부 확인된 사안에 대해서는 지난 8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나머지 사항도 추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법인 대표의 직무정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행 법령상 시가 임의로 직무를 정지시킬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법인 “의혹만으로 보도 반대”

본지는 사회복지법인 당진과 법인 대표 A씨에게 수차례 반론을 요청했다.

사회복지법인 당진 측은 “현재는 의혹만 제기된 단계인 만큼 보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인 대표 A씨에게도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입장을 요청했지만 기사 마감 때까지 별도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

공공복지시설 신뢰 회복이 과제

당진시립노인요양원은 당진시가 설치한 공공 노인복지시설로 시민들의 세금과 장기요양보험 재정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입소자들은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매달 수십만 원에서 80만 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하며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은 단순한 내부 갈등을 넘어 공공복지시설 운영의 투명성과 관리·감독 체계, 노동환경, 계약의 공정성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진시 감사에 따른 후속 조치와 경찰 수사,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지역사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