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면 진관1리에는 20여 년간 함께 봉사를 이어오며 마을 곳곳에 온기를 전하는 부부가 있다. 아내 김옥분 씨는 새마을 부녀회장과 고대면적십자 봉사회 회원으로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 해왔고 남편 이상근 씨는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아내의 곁에서 함께 봉사에 참여해 왔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현재도 마을을 위한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고대면적십자의 출발
이상근 씨는 현재 거주 중인 진관1리에서 나고 자랐다. 그가 봉사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내 김옥분 씨를 만나면서다. 이상근 씨와 김옥분 씨는 친척의 소개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진관1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가정을 꾸렸다.
아내 김옥분 씨는 10년간 진관1리의 새마을회장부녀회장을 맡으며 봉사해 왔다. 한 날은 그가 당진종합운동장에서 적십자 회원들을 마주하는 일이 있었다. 김 씨는 “적십자 회원들이 노란 조끼를 입고 봉사를 하는 모습을 보는 데 그 모습이 너무 모범적이고 자랑스러워 보였다”며 “새마을부녀회장 임기가 끝나면 적십자에 가입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옥분 씨가 새마을부녀 회 임기를 마친 뒤 부부는 함께 적십자 봉사회에 가입했다. 당시 고대면에는 적십자 봉사회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부부가 초대 회장을 맡으며 고대면 적십자 봉사회가 활성화됐다. 초기 에는 지인 세명이 모여 총 50명이 활동했다. 이상근 씨는 “이때 사람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온 동네를 돌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물건을 나눠 드릴 때는 몇 시간씩 걸리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부부의 나눔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두 사람으로 시작한 고대면 적십자 봉사회는 현재 20명이 활동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아내 따라 시작한 봉사의 길
이상근 씨가 처음 김옥분 씨를 도운 것은 차량 운전이었다. 당시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반찬을 만들거나 김치를 담가 나눠주기 위해 차량이 필요했다. 그는 “아내가 차가 필요하다길래 뭣 모르고 따라나섰다”며 “마을 구석 구석을 돌며 반찬을 전달하는 걸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하고 싶다니 도울 수밖에 없었고 그때부터 쭉 봉사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봉사를 이어가는 일이 늘 쉽지만은 않았다. 이상근 씨는 어릴 적 걸린 소아마비의 후유증으로 관절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았고 현재도 보행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봉사활동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고대면 적십자 봉사회에 유일한 남성이기 때문이다. 그는 “봉사활동 중 물건을 나르는 데는 남자가 필요하지만 남성 회원이 나뿐”이라며 “무릎이 아파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 책임감을 가지고 한다”고 전했다.
이웃에게 선물한 새 보금자리
부부가 봉사를 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일은 “어려운 이웃에게 집을 지어줬을 때”다. 이상근 씨는 “15년 전에 부엌에서 물이 차 장화를 신고 요리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 사는 주민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주민을 위해 대한적십자사가 공모한 ‘사랑의 집짓기’ 사업에 신청했고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집을 지은 부지가 집주인의 소유가 아니었기에 새집의 명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에 이상근 씨는 주민이 새 집에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도록 관공서를 오가며 명의 문제의 해결을 도왔다. 부부는 “단순히 집을 마련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명의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힘쓰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둘의 나눔은 앞으로도 계속”
한편 봉사가 늘 보람만 안겨주는 것 은 아니었다. 김옥분 씨는 “반찬 나눔 봉사를 할 때 받지 못한 주민들이 항의하거나 반찬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아쉬운 말을 들을 때도 있었다”며 “모르시는 분들은 우리가 돈을 받고 반찬을 나누는 줄 알지만 사실은 사비를 보태며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고맙다는 한마디는 그동안의 어려움을 잊게 했다. 부부는 “나눠 드린 음식을 맛있게 드시거나 우리의 도움으로 행복해하는 분들을 보면 그만두고 싶다가도 힘이 나 계속 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상근 씨와 김옥분 씨는 앞으로도 진관 1리를 위해 선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상근 씨는 “고대면적십자 봉사회에 남성 회원은 나밖에 없고 도로명 주소로 바뀌지 않은 집들이 있어 회원들이 길을 찾는데 서툴기 때문에 가르쳐 줘야한다”며 “힘닿는 데까지 아내와 함께 봉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어 김옥분 씨는 “싫은 소리 없이 부탁을 잘 들어주는 남편에게 고맙다”며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