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경기침체 속에 당진의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은 물론 농민들을 포함한 노동자들도 차디찬 민생 한파를 겪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와 수입농산물에 따른 소상공인은 매출 감소로 한숨을 내쉬고, 농민들은 늘어난 생산비 걱정이다. 시민들은 장보기조차 무서워 지갑을 닫은 지 오래다. 이처럼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주고 시민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민 1인당 30만원 지급하는 ‘당진시 경제회복지원금 조례안’이 최근 당진시의회 본회의 표결 결과 민주당 소속시의원 7명은 찬성, 국민의힘 소속시의원 7명은 반대해 동수부결로 끝내 무산된 것이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들려온 이 허탈한 소식에 17만 당진시민과 지역 자영업자들은 깊은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인공호수공원 예산 절반도 안되는 지방채 없이 마련한 530억 원, 지역 순환의 마중물이었다

이번 지원금 사업은 지방채를 단 1원도 발행하지 않고 당진시의 예산 재 배분과 순수 세입 조정을 통해 마련된 530억 원 규모의 민생 대책이었다. 게다가 반대측 시의원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식인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로 지급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매장에서 소비되도록 설계되었다. 자금의 역외 유출을 막고 지역 내 소득과 소비가 선순환하는 최소한의 경제 안전장치였던 셈이다. 그러나 시의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재정 부담과 선별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물론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따지고 불필요한 현금성 지급에 대해 심의권을 행사하는 것은 의회의 중요한 책무다. 하지만 재정 적자를 늘리지 않고도 순수 세입 조정을 통해 충당 가능한 민생 예산조차 대안 없이 거부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정작 골든타임에 놓인 민생 소생 대책을 ‘시기상조’라며 걷어찬 행태는 과연 누구를 위한 판단인가?

재정부담 인공호수와 하천정비사업. 정치적 셈법에 갇힌 의정활동, 피해는 오롯이 시민 몫

반대의원들이 걱정하는 재정부담은 오히려 민생은 뒷전이고 정치적 셈법으로 1천 수백억원이 투입될 인공호수공원 조성사업과 수해 대책이란 이름으로 역대시장들이 수백억을 투입하고도 부실로 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시의회는 여야가 7대 7로 정확히 갈라져 표결이 무산되는 모습을 보며 선거 때만 민생이니 시민들의 의견수렴이란 거짓말에 분노하게 한다. 반대한 국민의힘도 문제지만 반대의원 7명중 단 한명도 설득못한 시장과 시의장의 정치력도 문제이다. 경제회복지원금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국힘당 두 단체장후보의 공약이었던 것이다. 단체장의 공약 이행 여부나 당리당략을 따지느라 정작 시민의 생존권과 삶의 질이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특히 의원들이 재정부담을 걱정한다면 의원들의 해외 여행비나 과도한 의전비의 지출을 삭감부터 하고 말하라. 의회의 존재 이유는 자치단체장의 견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지역 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의회의 진정한 역할이다. 벼랑 끝에 선 농민노동자, 소상공인을 비롯해 장바구니 물가에 신음하는 시민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한가한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당장 체감할 수 있는 정치적 결단이다.

당진시의회는 결자해지(結者解之)로 민생 대책을 즉각 제시하라

지원금 조례안이 부결되면서 당진시는 긴급 비상 대책 수립에 돌입했지만, 시의회의 협조 없이는 효과적인 경제 회복 정책이 추진되기 어렵다. 보편 지급 조례를 막아선 시의회가 준비한 '더 나은 민생 대책'은 무엇인가? 당진시의회는 무작정 반대와 발목잡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위기에 빠진 지역 경제를 살릴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즉시 제시해야 한다. 민생을 외면한 의회는 시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으며 오히려 시민들의 강력한 응징을 맞을 수 있다. 당진시의회가 지금이라도 당리당략을 내려놓고 시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돌보는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주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