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관심이 또 다른 사람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작은 행사가 지역의 전통이 되며, 한 세대의 기억이 다음 세대의 문화가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저는 당진문화원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문화를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당진에는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역사와 전통, 민속과 생활문화 그리고 소중한 예술적 자산이 있습니다. 이것은 한 세대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문화유산입니다. 그러나 전통을 보존하는 것만으로 문화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의 문화를 지키면서 오늘의 문화를 만들고, 오늘의 문화가 다시 미래의 전통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당진문화원은 특정한 건물이나 조직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는 현장에 함께하고,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와 공연에 함께하며, 지역의 문화단체와 예술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당진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모든 곳에 문화원이 함께하는 것. 그것이 제가 꿈꾸는 당진문화원의 모습입니다. 문화는 특별한 사람들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상이 되어야 합니다. 고향의 풍경도, 부모님에게 들었던 옛이야기도, 우리의 말과 음식, 노래와 춤, 삶의 방식과 소중한 기억도 모두 문화입니다. 그것을 기록하고 지키며 다음 세대에 이어주는 것이 우리의 책임입니다.

저에게 당진은 단순한 행정구역이 아닙니다. 삶의 터전이고, 추억이 깃든 고향이며,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야 할 소중한 공동체입니다. 당진의 문화를 지키는 일이 곧 당진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주변에서 문화원장 임기 후의 일을 묻기도 하지만, 지금 저의 가장 큰 관심은 당진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입니다. 처음 문화원장에 도전했던 그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거창한 약속보다 작은 일부터 하나씩 실천하겠습니다. 시민 한 분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문화원을 찾아오는 한 분 한 분을 소중하게 맞이하겠습니다. 훗날 임기를 마치는 날, “참 열심히 했다”는 평가보다 “문화원이 우리 곁에 있어서 참 좋았다.”, “당진문화원이 우리의 문화와 고향을 잘 지켜주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보람일 것입니다.

9월, 새로운 계절의 문턱에서 다시 한 번 초심을 다짐합니다. 당진의 문화가 시민의 일상이 되고, 당진문화원이 시민의 고향 같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문화가 살아야 지역이 살고, 사람이 행복해야 문화도 살아납니다. 당진의 문화가 더욱 따뜻하고 힘차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저 역시 처음의 마음 그대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당진의 문화와 전통을 함께 지켜주시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길에 따뜻한 관심과 참여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당진의 문화, 사람이 중심이 되고 시민이 주인이 되는 문화원. 그 길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