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중식 경력의 서연옥 셰프와 남편 유상운 대표가 함께 운영하는 ‘천지해 미향’이 합덕읍 소소리에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오랜 시간 중식 요리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서 셰프는 자신의 이름을 건 식당에서 정통 중화요리와 개성 있는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남편은 배달·아내는 요리

서연옥 셰프가 중식 요리에 입문한 것은 26세 때다. 젊은 시절 책방을 운영했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문을 닫게 됐고, 이후 중식업을 하던 시댁의 권유로 남편 유상운 대표와 경기도 시흥에서 중식당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유 대표가 주방을, 서 셰프가 배달을 맡으려 했으나 아내를 걱정한 유 대표의 제안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서 셰프가 주방에서 요리를 배우고 유 대표가 홀과 배달을 맡았다. 당시 운영한 ‘행복반점’은 TV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신동엽의 신장개업>에 소개되며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약 10년간 식당을 운영한 뒤 건강 문제로 중식업을 잠시 떠났던 서 셰프는 자녀를 키운 뒤 다시 주방으로 돌아왔다. 여러 중식당에서 주방장과 실장 등으로 경험을 쌓은 그는 마지막으로 다시 자신의 가게를 열기로 결심했다.

부부는 전국을 다니며 자리를 찾았고, 그러다 지금의 ‘천지해 미향’ 터를 발견했다. 당진에 특별한 연고는 없었지만 서 셰프는 가게를 본 순간 마음이 끌렸다. 그는 “가게를 보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상권을 따져보거나 계산하지 않고 그날 바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천지해 미향 내부
천지해 미향 내부

입소문으로 두 달 만 매출 올라

부부는 손님들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직접 가게를 꾸몄다. 유 대표는 “업체에 맡기지 않고 직접 조명을 바꾸고 탁자를 마련해 손님들이 부담 없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한 뒤, 초기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단다. 그러나 동네 주민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개업 두 달 만에 매출이 크게 늘었고 최근에는 주말이면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생겼다고.

‘천’짬뽕·‘지’짬뽕·‘해’짬뽕

천지해 미향이라는 이름에는 하늘(천), 땅(지), 바다(해)의 맛(미)과 향(향)을 담아내겠다는 서 셰프의 뜻이 담겼다. 이름에 걸맞게 대표 메뉴인 짬뽕도 ‘천짬뽕’과 ‘지짬뽕’, ‘해짬뽕’으로 나뉜다.

천짬뽕에는 하늘의 기운을 담는다는 의미로 닭고기를 고명으로 올린다. 지짬뽕에는 땅에서 나는 재료를 활용해 숙주와 차돌박이를 볶아 얹고, 해짬뽕에는 바다를 대표하는 문어와 새우를 담아낸다. 각기 다른 재료를 활용해 취향에 따라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서 쉐프는 모든 짬뽕에 인근 농장에서 공수한 표고버섯을 아낌없이 넣는다. 사골 육수를 바탕으로 표고버섯의 향을 더해 천지해 미향만의 풍미를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서 셰프는 “우리 가게 짬뽕을 맛본 손님들이 오묘한 맛이라고 표현한다”며 “사골 육수에 표고버섯이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독특한 풍미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짬뽕
천짬뽕
지짬뽕
지짬뽕
해짬뽕
해짬뽕

50가지 넘는 중화요리

이곳에서는 짬뽕 외에도 다양한 중화요리를 맛볼 수 있다. ‘새우와 고기 품은 가지튀김’은 다진 돼지고기 사이에 통새우 한 마리를 넣어 튀겨낸 요리다. 새우와 고기가 어우러져 풍성한 식감과 맛을 낸다. 아울러 새우튀김에는 세 가지 소스를 함께 제공한다. 새콤달콤하면서 매콤한 간장 베이스 소스와 매운맛을 뺀 새콤달콤하고 짭짤한 소스, 부드러운 크림 소스를 준비해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추천 메뉴는 ‘깐풍 장어’다. 민물장어를 튀긴 뒤 새콤달콤하고 짭짤한 깐풍 소스를 더해 장어 특유의 풍미를 살리고 느끼함은 줄였다. 서 셰프는 “처음에는 장어를 튀겨 생강채와 별도 소스를 곁들이는 일반적인 방식으로 만들었다”며 “다소 느끼하다는 손님들의 의견을 반영해 깐풍 소스에 버무려 봤는데 맛이 좋아 메뉴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현재 천지해 미향에서는 50가지가 넘는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서 셰프는 “앞으로 손님들이 원하는 요리를 추가하고 당진의 지역 특산물을 중식에 접목한 메뉴도 개발하고 싶다”고 전했다.

새우와 고기 품은 가지튀김
새우와 고기 품은 가지튀김
깐풍장어
깐풍장어

“한 명의 손님께도 정성 다할 것”

부부는 메뉴 개발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리법을 체계화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 셰프는 “여성 조리사들도 쉽게 도전하고 창업할 수 있는 중식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전국으로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매장을 찾아주시는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정성을 다하고, 지불한 금액이 아깝지 않은 음식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 운영시간: 오전 10시 30분 ~ 오후 9시(오후 3시 ~ 오후 5시 브레이크 타임, 오후 8시 라스트 오더, 일요일 휴무)

◼ 가격: 천짬뽕·지짬뽕·해짬뽕 1만4000원, 새우와 고기 품은 가지튀김 小 3만2000원, 中 4만 8000원, 大 6만4000원, 장어튀김 中 7만 원, 大 9만 원

◼ 위치: 합덕읍 남부로 1409

◼ 문의: 041-362-6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