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당진상고 운동장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는 3,500여명의 청중이 몰려 후보자들의 열띤 공방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청.

맨먼저 연설에 나선 국민회의 백종길 후보는 초반부터 역대정권의 부정부패상과 현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꼬집으며 20년간 야당생활을 해온 자신의 정치경력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백후보는 “이번 15대 총선은 과거 48년동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찬탈해왔던 수구세력과 국민의 주권을 지키려는 민주세력과의 싸움”이라며 “역사를 전진시키느냐 후퇴시키느냐 하는 것은 여러분의 한표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백후보는 이어 현정부를 겨냥해 “독단과 독선, 독주라는 3독 정치, 좌충우돌 외교, 사고공화국이라는 신한국병을 앓고 있는 정부”라고 비난한 뒤 “가장 유력한 차기집권정당이자 소외받는 농어민, 중소기업인, 근로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 국민회의에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했다.

백후보는 또 “현재 여당지도인사들이 총선후 정계개편을 공공연히 말하는데 거기에 동조하는 세력이 바로 자민련”이라며 “이들이 다시 집권하면 헌법을 내각제로 고쳐 대통령 직선제도 없애고 우리야당이 관철한 국민주권은 송두리째 빼앗길 것”이라고 말했다.

백후보는 이어 자신이 당선되면 “농민들이 손해보는 농사를 짓지 않도록 농어민보호법을 제정해 생산단가를 보장하고 대규모 공업화에 따른 교통수요충족을 위해 성환, 당진, 태안간 철도개설을 추진하겠다”며 “100kg이나 나가는 이 체구를 국가와 국민, 당진발전에 바칠 각오가 되어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두번째로 연단에 오른 자민련의 김현욱 후보는 차분한 참회의 분위기로 시작해 시종 목청을 높이지 않은 채 유권자의 한표를 호소했다.

김후보는 먼저 긴시간을 할애해 지난 14대 총선에서 자신을 낙선시킨 유권자의 선택이 자신에게 겸허한 반성의 기회를 준 사랑의 채찍이었다며 낙선의 고배를 마신 지난 4년이 깊은 반성과 함께 많은 것을 배우는 학습의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4년을 통해 거짓없고 소박한 인간적인 김현욱으로 새롭게 태어났다고 주장한 김후보는 4년동안의 종교,사회활동, 교육활동을 열거한 뒤 그동안 지켜본 김영삼 정부의 실정과 지역개발의 헛점을 꼬집었다. 여기서부터 김후보의 ‘자민련 집권설’이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김후보는 중부권뿐만 아니라 전국에 자민련 바람이 불고 있다며 압도적으로 기호 4번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김후보는 선거뒤의 정국을 구체적으로 전망하며 ‘이번 선거가 끝나면 신한국당이 와해되고 그러면 30명이상이 자민련으로 입당해 자민련이 1백석이상으로 제1당이 되어 곧 대권에서 JP가 승리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자신이 구속된 것도 이러한 상황속에서 자민련 녹색바람을 의식한 정치적인 표적수사였다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김후보는 신한국당을 ‘무너지기 직전의 삼풍백화점’에 비교하며 청중에게 하루빨리 그 근처에서 피하라고 말해 일부 유권자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그러면서도 김후보는 반발표를 의식한 듯 ‘모든 것이 자신의 부덕의 소치이며 수감중 격려해준 주민께 감사드린다’고 곧 분위기를 바꿨다.

김후보는 자신의 업적이나 공약은 거의 거론하지 않은 채 유권자의 압도적인 지지로 4선에 당선되면 JP의 오른팔로 정국을 새롭게 주도하여 대권승리로 이끌겠다는 약속으로 유세를 마쳤다.

이어 연단에 오른 정석래 후보는 “태양은 낮에는 강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힘없어지고 만다. 사람도 나이가 많으면 해가 지기 마련이다”라고 자민련 김후보를 겨냥한 뒤 “붕어빵엔 붕어가 없다. 신한국당엔 신한국이 없다”며 송후보를 빗대어 말했다.

정후보는 “12년이나 군사정권 속에서 여당 국회의원을 해먹은 후보가 아.태재단에 얼굴을 내밀지나 않나 정말 챙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12년간 당진군을 위해 한 일이 없다면 이제는 물러나 여생을 편안히 보내야 하지 않겠나”고 김현욱 후보를 비난했다. 정후보는 또 “감옥에 겨우 60일 있던 사람이 민주투사로 무고한 옥살이를 한양 힘없는 척, 동정표나 바라고 있다”며 많은 시간을 김현욱 후보 비난에 할애했다.

송영진 후보에 대해서도 “농민지역인 당진국회의원이 추곡수매값 인상을 반대하기는 커녕 예산안 날치기 통과에 동조한 일을 기억하느냐”며 연이어 비난했다.

정석래 후보는 “경상도당, 전라도당에 이어 충청도당까지 생겨나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고구려, 백제, 신라시대도 아닌데 조그만 한반도를 갈기갈기 찢어놓는 것 아니냐”고 시종 자민련과 신한국당을 성토한 뒤 산소같은 정당, 희망있는 정당, 전국당인 민주당에 표를 던져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기호 5번 무소속 고영석 후보는 유세시간의 대부분을 걸죽한 말투로 대선자금, 지역할거주의등를 거론하며 3김씨와 김현욱 후보에 대해 강도높은 독설로 일관했다.

고후보는 “수천억에 가까운 대선자금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 김영삼 대통령이나 냄새나는 돈을 받아 챙긴 김대중씨나 여당에 붙었다 팽 당하고 나서 충청도 자존심 운운하는 김종필씨나 모두 돗진 개진”이라며 “3김 정당에 다시 표를 준다면 이 나라 정치는 절대로 바로 설 수 없으며 정치후진국의 불명예를 뒤집어 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고후보는 또 신한국당과 자민련 후보를 겨냥해 “당진일은 자기가 다 한 것처럼 떠드는 후보, 쿠데타 세력들과 평생동지가 되어 12년동안 온갖 권력 다 부리며 숱한 사람의 가슴에 못질을 한 후보에게 또 다시 주권을 맡겨서는 안된다”며 “이번 만큼은 돈도 없고 당도 없지만 양심과 진리를 앞세우고 살아온 당진 토박이 고영석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맨마지막 순서로 단상에 오른 신한국당의 송영진 후보는 앞후보들의 연설이 두시간가량 진행되는 동안 적지않은 청중이 자리를 뜬 가운데서도 박수부대의 힘찬 응원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등 현역의원의 위력을 과시했다.

송후보는 이번 총선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자신을 선택하는 일이 곧 당진의 발전과 참일꾼, 정의를 선택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한 일은 의정보고로 대신하겠다고 간추린 송후보는 “12년간 국회의원을 하며 경륜과 학식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간의 업적이 서해안 고속도로 노선의 당진유치말고 뭐가 있느냐”고 자민련 김현욱 후보에 대해 공격의 화살을 돌렸다.

송후보는 자신이 불과 4년동안에 이 고속도로 당진구간에 인터체인지를 하나 더 만들고 행담도 개발을 시작한 점, 그외에 대전~당진간 고속도로 유치와 4년전 전국 꼴찌였던 도로포장율 49%를 96%로 끌어올린 점, 3천억이 넘는 국책사업을 끌어온 점등을 조목조목 열거하며 자민련 후보와 자신의 업적을 대비시켰으며 그때마다 동원부대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송후보는 “자민련 도지사가 석문공단을 확장하려 하지만 송영진이 있는 한 절대 안된다”고 선포한 후 “JP와 가깝기로 치면 나만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그러나 공천장사나 하고 주위에 썩은 사람만 모인 자민련과는 성격상 맞지 않을 뿐더러 당진의 발전을 멈출 수 없어 힘있는 여당을 택했다”고 신한국당 출마의 이유를 강조했다.

송후보는 “법을 어긴 후 보석금을 내고 나온 자민련 후보”에게 후보사퇴까지 넌지시 권유하며 “위선자에게 단 한표도 주지말자”고 유권자에게 강도높게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