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쯤 전의 일이다. 나와 친구들은 처음하는 봉사활동은 아니었지만 ‘소년가장돕기’라는 새로운 일에 대한 흥분과 설렘으로 들떠 있었다.
아침 일찍 떠나는 일인만큼 약속시간에 늦은 친구도 있었으나 예정대로 다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것이 경쾌한 기분은 아니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논과 밭들이 온통 푸르름으로 우리들의 기분을 밝게 해주었다.
버스를 타고 석문면사무소에 도착, 우리를 안내해주실 아저씨를 만나 ‘소년가장 집 청소’라는 새로운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원인모를 흥분과 호기심을 안고 우리는 소년가장의 집으로 향했다.
면사무소에서 5분정도 차를 타고 가서 도착한 곳은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공터 한쪽의 낡은 시멘트벽으로 된 집이었다. 문짝도 없는 대문을 들어선 순간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제히 놀라움으로 말을 잃었다.
낡은 흙벽종이와 비닐로 대충 바른 문, 먼지가 뽀얗게 앉은 마루, 오랫동안 쓰이지 않았을 것 같은 가마솥, 식기와 라면박스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사람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없었다. 무엇 하나 부족함없이 자라온 우리들이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우선 우리는 이불을 널어 말리고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며 곰팡이가 핀 그릇등을 닦고 쓰레기를 태우고 방이며 부엌이며 깨끗하게 정리했다. 중학생인 집주인은 대전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형을 만나러 외출중이었다.
집에서 가사일 하나 돕지 않던 우리들은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고 그 충격과 긴 여운은 한달이 지난 지금에도 내게 잊지못할 기억으로 남아있다.
‘봉사’라는 말을 우린 너무 쉽게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그날은 봉사활동을 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내 모습 찾기 활동을 했다고나 할까? 우리가 성숙해 간다는 것은 내이웃을 돌아볼 수 있고 다 함께 행복하기 위해 마음도 나누고 시간도 나눌 수 있는 더불어 살기 위한 노력에 있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