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영글어
향기 머금은 잎새하나
뚝 떨어져
이별을 노래하는데
모내지 못하는 가지끝
투명한 기도의 눈물로
충혈된 가슴 쓸어내리며
추억을 보듬고
돌아앉는 계절이여
파릇한 속삭임이
몸속으로 고여와
희망은 지칠줄 모르고
혈맥을 타고 놀았지
천둥과 번개가
비바람에 숨죽이고
땅과 하늘에 무지개
다리를 놓으면
그 사이를 오가며
숙성해간 나무들
때가 차서 가야할 삶처럼
옷을 벗듯 추억을 벗고
아픔이 열매되고
기다림이 열매된 모든 것을
욕심없이 내어주는 너의 자태
연제쯤 그대 닮은 모습으로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