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항만정책위 결정 뒤 잇따른 조짐에도 대응 미흡

당진항 분리지정이 해수부 측의 반대의견으로 무산위기에 처하는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 및 정치권이 지역현안에 지나치게 안이하게 대응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15일 당진항 명칭부여를 위한 1차 협의회에서 이용기 해양수산부 항만정책과장이 당진항 분리지정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힘에 따라 범군민적인 운동으로 진행됐던 당진항 분리지정운동이 무산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로 인해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어졌지만 한편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는 반응도 있다.

즉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결정 당시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것.

지난해 12월18일 열린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결과는 “당진항 분리지정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한다. 다만 분리시기, 항계선 조정, 관리 및 안전성, 종합개발계획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소위원회를 구성해 심도있게 검토하고 이후 차기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본건을 의결한다”이다.

이날의 심의결과에 대해 충남도와 당진군은 “당진항 분리지정이 확정됐다”며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자축 분위기에서 대대적인 여론화 작업에 들어간 바 있다.

반면 당시 당진항 지정 추진위원회의 신철석·이병성 등 전문위원들은 “당진항 분리지정을 확정하지 않고 소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차기 중앙항만정책심의회에 상정하기로 한 것은 시간벌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며 “소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즉 분리지정을 확정하지 않고 다음 회의로 미룬 점과 소위원회에서 경기도와 평택시 측 인사들을 포함시킨 점 등을 미뤄볼 때 지방선거를 의식한 시간벌기의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소위원회 개최 전까지 자치단체와 정치권이 긴밀한 협조를 통해 철저하게 대응했어야 함에도 지나치게 안이한 판단으로 무산위기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해수부는 중앙항만정책심의회의 결정 이후 당초 1월 중 계획됐던 소위원회의 개최를 계속 미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간벌기’ 아닌가라는 의혹을 샀다. 또한 지난 2월15일 김낙성 군수와 성기문 군의회 의장 등 지역대표단이 해양수산부를 방문했을 당시 이용기 항만정책과장은 “앞으로 해양업무는 해양공사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명칭에 너무 칩착해서는 안될 것 같다”며 “평택 당진항이라든지, 신서해항, 아산항 등도 검토해 볼 사항”이라고 밝히는 등 이미 ‘조짐’를 보이기도 했다. (본보 407호)

그러나 당진군은 해수부 인사발령에 따른 일시적인 혼란으로 해석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충남도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철석 당진항 지정 추진위 전문위원은 “안이한 판단과 대응, 전략의 부재, 단체장의 마인드 부족 등이 당진항 분리지정 무산위기의 원인이 됐다”며 “전담부서도, 조직적인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평택 측보다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병성 전문위원은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충남도와 당진군, 정치권, 당진항 지정 추진위원회 모두 너무 안이하게 판단했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