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 명시된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제35조 1항의 환경권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 8월17일 산업자원부는 「제1차 전력수급계획」을 확정고시하여 발표했다.
2020년까지 경제성장 및 국민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연평균 3% 수준의 전력수요 증가가 예상되므로 발전소를 더 건설하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기가 막힌 것은 신설발전소 입지는 기존의 확보된 부지를 활용한다는 방침이었다. 이 계획대로라면 2003년이나 늦어도 2004년에는 당진화력 7·8호기가 착공될 예정이다.
얼마전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5·6호기 착공식을 울분을 삼키며 지켜봐야 했던 당진 군민들에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5·6호기만 가동되어도 자연정화능력을 초과하는 엄청난 양의 각종 공해물질이 배출되어 지역의 환경을 파괴하고 주민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데 7·8호기까지 건설하겠다니.......
애초 5·6호기도 전남 광양지역에 건설되려던 것이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결국 당진에 건설되는 것인데 또다시 7·8호기까지 건설하겠다는 것은 지역환경말살정책이며 행정편의주의 정책의 표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화석연료의 고갈위기와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선진국에서는 이미 풍력이나 태양광 등의 재생가능 에너지체계로 에너지 공급정책이 전환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산자부의 에너지 정책은 거꾸로 가는 무사안일주의 정책의 대표적인 행태이다.
또한 선진국에 비하여 터무니없이 많은 양의 전력을 소모하는 에너지 소비문화에 대한 개선책 없이 무조건 쓰는 대로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발상이 얼마나 반환경적이며 무책임한 발상인가?
지역이 단군이래 최대의 시련기를 맞이한 이 상황에서도 소위 지도자란 분들의 침묵은 계속되고 있다. 그들의 침묵을 진군가 삼아 각종 혐오시설과 공해배출업소들이 우리지역 구석구석까지 점령하는 현실에서 과연 우리 당진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잠깐만이라도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미 그 비옥하던 갯벌은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역사의 정기가 서린 이배산의 정수리엔 765KV나 되는 철탑이 꽂혔으며 용수공급원인 모든 담수호는 이미 등급외의 수질로 전락하였다.
46억년 전 지구의 탄생기부터 지켜오던 자연유산이 현재 우리 기성세대가 살아가는 이 시대 불과 십 수년만에 절단이 난 것이다.
우리 당진군민에게 과연 존엄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보장되는가?
자연유산을 팔아 연명해 가는 부끄러운 우리에게 과연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는 있는가?
지역이 최대 수난시기를 맞았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개발논리와 보상병에 침식당하는 우리에게 과연 미래란 존재하는가?
당진화력 5·6호기를 막아내지 못했을 때 7,8호기 건설계획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듯이 이번에 7·8호기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산자부의 방침에 따라 석문팔경으로 아름답던 교로리 일대의 140만평 부지에는 12호기까지 건설될 것이 뻔하다. 과연 7·8호기, 또 12호기까지 발전소가 건설되어 가동되어도 당진주민들이 지금처럼 아이를 키우며 살아갈 수 있을런지......
정말 “당진을 아름답게 군민을 행복하게”라는 군정구호가 그저 희망사항으로만 그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나의 지나친 예민함 때문이었으면 좋겠다.
당진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