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청운제’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어울린 축제였다.
지난 10월25일 송산중학교 운동장에는 120명이 겨우 넘는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씨름장 주위에 둘러앉아 씨름 한판을 벌였다. 선생님대표와 학생대표가 각각 대결을 펼쳤는데, 선생님들은 선생님을 응원하고 학생들은 학생을 응원하고, 우스게 소리를 던져가며 이날 만큼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닌 마치 선의의 경쟁자 같았다. 이 행사에 참가한 한 학생이 “저 여선생님의 딴딴한 근육질 다리를 보라”며 우스게소리를 던지자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모들은 그 자리에서 깔깔대며 큰 소리로 웃었다.
뒤이어 1·2·3학년 대표가 몇 명씩 나와 줄다리기 경기가 펼쳐졌다. “준비, 땅!” 총이 발사되고, 막상막하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툭’하는 소리가 났고, 줄다리기를 하던 학생들의 외마디 비명(?)과 함께 뒤로 나뒹굴었다. 그 튼튼한 줄다리기의 줄이 끊어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났던 것이다.
오후 행사로 청운관에서 장기자랑이 펼쳐졌다. 학생들은 그동안 준비한 갈고 닦은 솜씨를 뽐냈다. 짧은 연습기간에 어설픈 점도 많았지만 춤과 노래, 립싱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고, ‘수다맨’이라는 개그 코너를 패러디한 ‘엽기공주’라는 이름의 선생님의 깜짝쇼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한 학생이 “엽기공주~ 송산중학교에 대해 알려줘요~”라고 외치자 음악소리와 동시에 엽기스럽게 분장을 한 여선생님이 나와 송산중학교 선생님들의 말투와 몸짓을 따라하는 것이었다. 한 선생님, 한 선생님을 따라 할 때마다 학생들은 큰 소리로 웃어댔고, 선생님들은 흐뭇한 미소를 띄우셨다.
뒤이어, 한 학생의 어머니께 띄운 편지낭송이 있었다. 한 글자, 한 글자를 읽어내려 갈 때마다 잔잔한 음악소리와 감동으로 잠시 숙연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청운제’를 끝마쳤을 땐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가 마음 속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청운제’는 송산중학교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축제라고 생각된다. 전교생 120여명의 학생들과 20여명의 교사들이 어울려 학생축제가 아닌 마을 잔치가 되어버린 ‘청운제’가 의미하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일상에 찌들어 바로 옆에 있어도 볼 수 없었던 무언가를 보거나, 느끼거나, 찾는 것,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온통 회색의 건물들로 늘어서 있는 도시로 점차 변해가는 이 시대에 있어서, 아직은 도시의 삭막함 보다는 시골의 푸근한 정을 느끼게 해 주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을 알게 해주는 그런 작은 잔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