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기득권도 포기한 삭감 환영”

2003년도 당진군 새해예산을 파격적으로 삭감한 군의회(의장 김천환)에 대해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새해예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군의회가 당초 예산안에서 21억5천782만7천원을 삭감하자 당진군의 관계 공무원들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매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낭비성 예산편성과 나눠먹기 시비를 겪으면서도 거의 대부분 원안대로 통과됐던 전례에 비춰 볼 때 이번 예산삭감은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의회의 이번 예산삭감에 대해 당진군은 공식적으로 “군의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예산안에 대한 심의와 의결은 군의회의 고유권한인데다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의결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획감사실 이상원 예산담당은 “예산이 확정된 이상 각 사업부서 별로 사업규모를 축소할지, 추경예산안에 다시 상정할지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올해 계획된 사업을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 실무부서의 담당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기획감사실 소관 예산으로 1천140만원이 삭감된 군정협조자와의 간담회비에 대해 당진군의 한 관계자는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비임에도 삭감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한 기획감사실의 담당 공무원은 2억원이 삭감된 명문교 육성 지원금에 대해 관련 조례가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제정 즉시 추경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공보실 소관 예산 중 1천8백만원이 삭감된 군보 제작비에 대해 군 관계자는 “예산의 절반이 삭감된 만큼 추경에서 증액되지 않을 경우 도저히 발행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당진관광사진 공모전시상의 경우 이미 공고가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시상금으로 책정된 예산이 삭감돼 공공기관인 자치단체가 자칫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외에도 사업예산이 삭감된 대부분의 부서에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이번 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는 군의회가 그간의 관행에서 벗어나 상당수 낭비성 예산를 삭감했다며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당진참여연대의 조상연 사무국장은 “군의원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고 군의회 관련 예산부터 삭감한 이번 예산안 심의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한계가 있었지만 초선의원들이 의욕을 보였기 때문인지 그동안 문제시됐던 상당수 낭비성 예산이 삭감됐다”고 말했다.

한편 군의회는 이번 예산안 심의에서 만큼은 ‘들러리’나 ‘나눠먹기’ 시비를 일소하고 불요불급하고 낭비적인 성격의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했다며 자치단체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

특히 김천환 군의회 의장과 초선의원들은 모 공인 회계사를 초빙해 합숙까지 하면서 군 예산안 전체를 철저하게 분석했다며 관계 공무원들의 이의제기를 일축하고 있다.

새해 예산을 파격적으로 삭감한 군의회에 대해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군과 의회의 현격한 의견차이로 인해 당분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