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쳐가는 농촌에서 몸으로 느끼며 머무는 농촌으로
고대면 당진포1리 야트막한 구릉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4천5백평의 배 과수원. 그 한쪽에 김혜재(당진배연구회 부회장)씨의 도시민 황토체험장인 영전황토배농장이 있다.
지난해 11월24일 270여 명의 도시 주민들이 방문해 황토염색 체험을 했던 김씨의 농장은 당진군 농업을 도시지역에 홍보하는 대표주자로 성장해가고 있다.
보고 지나가는 농촌에서 만지고 느끼며 머무르는 농촌으로의 변화, 단순히 배를 재배해 판매하는 과수원에서 체험농장과 ‘팜스테이’를 통해 농촌의 활로를 찾고 있는 김씨. 그는 마을 전체의 변화를 통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과수농가로 탈바꿈
한우 사육과 벼농사로 여느 농가와 다름없는 농사꾼이던 그가 배 재배의 길에 접어든 것은 지난 1993년. 김씨가 거주하던 마을을 둘러본 최우재 당시 농촌지도소장이 지형상 배 재배가 맞을 것 같다고 권유함에 따라 2~3년을 망설인 끝에 마을에서 10여농가가 배 과수원을 시작하게 됐다.
농장일대의 땅이 모두 붉은색의 황토흙인 그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배는 재배가 어렵다는 감천이 주작목으로 크기와 모양은 다른 농장보다 떨어져 도매시장보다 직접 판매를 주로하고 있지만 최고의 맛으로 높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새로운 도전 체험농장
평범한 배 과수원을 경영하던 그에게는 한가지 꿈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즐겁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관광농원을 만드는 것.
가슴 한편에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있던 관광농원의 꿈은 농업기술센터를 만나 구체적인 현실로 되살아났다. 농산물 수입개방 시대를 맞아 위기의 농업, 농촌에 대한 대응책으로 농업기술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투어리즘과 팜스테이. 그 일환으로 추진된 과수농가 체험농장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당진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지난해 사과와 배 각 1개 농가씩을 선정해 9백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한 체험농장 시범사업 대상에 선정된 김씨는 지원금과 자비를 들여 황토벽돌로 된 황토방과 정자를 지어 방문객들이 머물 수 있는 체험농장을 만들었다.
스쳐가는 농촌에서 느끼며 머무는 농촌으로
체험농장을 위해 황토방 등 기반시설과 함께 지형적 특성을 살려 황토염색이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한 그는 40여평의 작업장 겸 창고를 이용해 도시민들이 직접 원하는 천에 황토로 염색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만들었다.
황토로 염색한 천이 마르는 동안에는 방문객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직접 인절미를 만들어 먹는 떡매치기, 봄철에는 나물캐기 등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방문객들에게 철마다 다양한 과일을 제공하기 위해 주작목인 배 외에도 자두, 사과, 복숭아 나무를 심는 등 직접 몸으로 느끼며 머무는 체험농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체험은 체험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김씨의 체험농장은 한사람당 5천원의 향토체험비를 받고 있다. 자재비 등을 제외하면 체험비 자체로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찾게 하기 위해서는 크게 수익을 내려고 하기보다 정으로 대해서 고향 같은 편안함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
체험 자체로 큰 이익이 없다고 체험농장이 헛수고는 아니다. 황토방에서 하루를 머물다 가는 손님들과 황토체험을 위해 찾았던 도시민들이 직접 과수원을 보고 김씨가 수확한 배와 배즙을 사가고 있는 것이다. 체험은 체험으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소비자를 만들어 주고 있다.
온 마을이 다함께
체험농장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대형버스 1대의 방문객 정도는 마을에서 숙박이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 보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위해 마을 사람들과 함께 빈집을 이용한 온돌민박집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마을 주민들과 함께 당진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특색마을 사업을 신청한 그는 자신의 체험농장 외에도 마을 곳곳에 농가식당, 황토찜질방, 지역 특산품 판매장 등을 건설해 마을 전체가 체험단지화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끊임없이 새롭게
지난해 체험농장의 기반을 만든 그는 앞으로 인근에 위치한 도자기 공방과 체험방문객을 서로 교환해 체험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배나무를 도시민들에게 분양해 그들이 직접 자신들의 배나무를 가꾸도록 하는 주말 과수농장의 형태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방문객들의 구미에 맞춰 끊임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방문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저절로 홍보가 되고 있어 올해는 더 많은 도시민들이 황토체험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그는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김정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