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항만전문가, “현실적 대안, 검토해야”

당진항 지정 문제가 지난해 12월26일 열린 중앙항만정책심의회에서 확정되지 않고 또 다시 미뤄진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절충안으로 제시한 ‘지역항만’에 대해 지역내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항만(Regional Port)’ 개념은 지난해 8월22일 열린 ‘당진항 명칭부여 및 항계설정을 위한 관계관 회의’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해양수산부는 검토안 설명을 통해 △현행대로 평택항 체제를 유지하는 안 △당진항 분리지정 안 △‘평택·당진항’과 같이 명칭을 공동으로 쓰는 안 △법 개정을 통해 ‘지역항만’개념을 도입하는 안 등 4가지 안을 제시했다.

해양수산부는 이 4가지 안 중 네 번째 안인 ‘지역항만’ 개념 도입이 바람직하고 충분한 타당성을 가지는 대안으로 이에 대한 양 자치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후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해 2차 중앙항만정책심의회에 부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처음 제기된 ‘지역항만’ 개념은 법 개정을 통해 기존 항만법상의 ‘지정항’ 내에 별도의 ‘지역항’을 두어 독립적인 항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즉 기존 ‘평택항’을 ‘평택·당진항’으로 바꾸면서 양 자치단체 별로 ‘당진항’, ‘평택항’이라는 독립된 항명을 사용하도록 하는 안이다.

지난해 12월26일 열린 중앙항만정책심의회에서도 해양수산부는 지정항만의 명칭을 현재의 평택항에서 평택·당진항으로 변경하고 지역항만제를 도입해 평택과 당진지역의 항만을 각각 평택항과 당진항이라는 독립적인 항명을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해양수산부 윤병구 항만정책과장은 “일종의 브랜드 네임으로 홍보나 기업유치를 할 수 있다”며 “법개정을 않더라도 국무회의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과 ‘당진항 지정 추진위’(상임위원장 김천환)는 항계가 분리되지 않는 지역항만 지정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정항만이 되지 못하고 단지 지역항으로 한정된다면 실익이 없는 이름 뿐인 당진항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진군 기획감사실의 김덕주 기획담당은 “항계를 나누지 않는 지역항만제는 의미가 없다”며 “예산투자의 불균형으로 평택측에 개발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의 항만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인사들은 양 지자체의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어느 한 측의 주장이 채택되기 어려운 조건에서 해양수산부가 내놓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검토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병성 당진해운 상무는 “지역항만제를 도입한다면 평택의 반대를 무마하고 당진항 지정이 가능하다”며 “평택·당진항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고 동등한 위치에서 예산의 확보와 요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항만제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니지만 당진항 분리지정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면 차선책으로 검토할 수 있다”며 “해수부의 안을 수용하면서 조건부로 날짜 등을 약속 받는다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진항 지정 문제에 대해 당진군과 평택시, 해양수산부가 서로의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항만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