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군 산업수산과 공무원이 모래세척 업체의 공유수면 불법매립 사실을 묵인하거나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석문면 장고항리 142명의 주민들은 지난해 12월30일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받아 모래세척 사업을 하고 있는 업체가 공유수면을 불법으로 매립하고 그 위에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을 설치하고 있다며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민원을 당진군에 제출했다.
그러나 당진군 담당 공무원은 1월7일자 회신을 통해 해당업체의 갯벌 매립과 세척장 시설은 공유수면 점·사용허가에 따른 합법적인 시설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예전에 갯벌이었던 곳을 허가도 없이 매립한 사실이 명백한데도 담당 공무원이 묵인한 채 방치하는 등 비리 의혹이 있다며 부패방지위원회와 감사원 등에 관련자들의 처벌과 매립된 갯벌의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불법매립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곳은 석문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인 석문면 장고항리 해안으로 1993년에 1천932㎡, 지난해 1천417㎡ 등 총 3천349㎡의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받아 심모씨와 화신산업, 백석해운이 골재세척 및 야적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1993년 허가를 받은 업체가 공유수면에 폐파일을 묻고 바위와 흙으로 매립했으며 해당업체가 도산으로 영업을 하지 않았는데도 당진군이 매립된 공유수면에 대해 원상복구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다 지난해 추가로 1천417㎡의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내줬고 1993년에 허가를 받아 매립된 곳에 반영구적인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설치하도록 허가한 것은 담당 공무원의 직무유기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지역 인근의 다랑포횟집 주인 김연단씨는 “매립된 곳이 예전에 갯벌이었던 것은 주민들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며 해당업체가 인근 산에서 바위와 흙을 가져다 밤에만 몰래 매립했다”며 “부도나서 영업도 안하던 6년동안 원상복구를 시키지 않고 방치하다 추가로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내줘 또다시 매립되도록 묵인하고 콘크리트 건물까지 허가한 것은 담당 공무원의 직무유기이자 해당업체 비호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김씨는 “지난해 추가로 1천417㎡의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내줘 매립됐는데 이대로 방치하면 조금씩 사용허가 면적을 넓혀 매립할 것이고 결국 바로 앞에 있는 섬까지 매립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산업수산과 공유수면 인허가 담당 공무원은 “해당지역은 골재세척장 및 야적장을 목적으로 2004년 12월31일까지 공유수면 점·사용을 허가한 지역으로 야적장으로 쓰려면 갯벌상태 그대로는 사용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허가 목적에만 맞게 사용한다면 변형해서 사용해도 문제될 것은 없으며 나중에 원상복구하면 되므로 불법매립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철근콘크리트 건물에 대해서도 “공작물이 설치되고 있는 지역은 93년에 허가된 곳으로 원래 토지화된 곳인지 갯벌이었는지 현재 확인할 수 없으며 공작물도 허가가 끝날 경우 원상복구하면 되는 것”이라며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의 불법매립 지적에 대해 기획감사실 감사담당자 김종현씨는 “현장을 확인했으며 최근에 허가된 지역은 매립된 것이 확실해 주민들의 말이 설득력이 있으나 자료가 충분치 않아 담당공무원의 잘못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93년에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담당한 부서는 건설과로 그 당시 허가된 지역은 해당업체에서 매립한 것인지 허가 당시부터 제3자에 의해 매립됐었는지를 알 수 없어 조사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대산지방해양수산청 담당자 신광철씨는 “원칙적으로 점·사용허가를 받은 공유수면을 매립하면 안된다”며 “점·사용허가를 받은 지역이라도 1000㎡ 이하는 변경허가를 받아 매립이 가능하나 1000㎡ 이상은 매립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진군 감사담당부서의 해명에 대해 지역주민 윤성환씨는 “인근 주민들 모두가 매립된 것이라고 증언하고 있는데도 담당자가 바뀌어서 93년에 허가된 부분에 대한 조사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책임회피”라며 “그렇다면 지난해 허가된 것도 몇 년이 지나 담당자가 바뀌면 또다시 모른다고 할 것 아니냐.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딨냐. 공무원들끼리 감싸주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한편 담당 공무원이 해당업체를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장고항리 주민들에 따르면 충남도에서 감사를 진행하기 전날인 지난 12일 밤 그동안 바위와 흙으로 매립흔적이 뚜렸하던 현장을 해당업체에서 큰 돌을 골라내고 덤프트럭 20여대 분의 모래로 덮어 평탄작업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공무원들이 사전에 충남도 감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해당업체에 누설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알고 전날 밤에 기습적으로 모래를 덮어 흔적을 없앨 수 있겠느냐”며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담당 공무원의 공유수면 불법매립에 대한 묵인과 해당업체 비호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만약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관계자와 당진군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정진 기자 jjkim@dj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