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판의 휑한 논 한가운데 서있는 비닐하우스를 열자 온기가 훅하고 밀려온다. 김이 서리는 안경을 닦으며 들어선 하우스 안은 푸르른 잎파리 속에 빨갛게 익어가고 있는 딸기들이 향긋한 내음을 풍겨낸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다 4년전인 1999년 7월에 고향인 아찬리로 돌아와 농사꾼이 된 우광환(44)·윤희자(42)씨 부부. 2000년 가을 농업기술센터의 시범사업을 신청해 200평 1동으로 시작한 딸기재배는 어느덧 1천200평 6동의 비닐하우스로 늘어나고 그 안에는 부부의 부푼 꿈을 담은 딸기들이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생산된 딸기의 대부분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는 우씨 부부. 길가에 위치한 하우스 앞에는 딸기 판매를 알리는 조그만 나무간판이 지나가는 길손의 발을 끌어 당긴다.
처음 우씨의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면 윙윙거리며 주위를 날아 다니는 벌들 때문에 한순간 긴장하게 된다. 3월까지 겨우내 딸기 꽃을 수정시키기 위해 임대해서 가져다논 벌통에는 꽃가루를 머금은 벌들이 쉴새없이 들락거린다.
날아 다니는 벌들 사이를 헤치고 천천히 고랑을 따라 걷다보면 바닥 곳곳에 꿈틀거리며 돌아다니는 지렁이들이 눈에 띈다. 지력을 키우기 위해 봄에 벼를 직파해 8월경에 수확도 하지않고 그대로 갈아엎어서 딸기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우씨. 그래서 지렁이들이 많다고 한다. 건강한 땅의 모습을 알려주는 지렁이는 좋은데 그 때문에 설치는 두더지들은 골치거리라고.
우씨는 벼를 갈아엎어 지력을 키우고 특별히 스스로 만든 액비를 줘 따로 비료를 주거나 농약을 치지 않아도 된다며 빨간 딸기 하나를 따서 씻지도 않고 먹어보라고 내민다.
딸기재배는 지하수를 퍼올려 하우스 안의 온도를 유지하는 수막재배로 한달에 4만원 가량의 전기요금 외에는 따로 연료비가 들지 않아서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알맞는 농사라고 말하는 우씨.
처음에 재배방법을 몰라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 우씨는 지금도 책자나 인터넷을 통해 많은 것을 찾아 배우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리는 교육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참가한다고 한다.
9월에 딸기묘를 하우스 안에 심어 1월부터 5월초까지 수확하는 우씨는 가을에 딸기묘 심을 때를 빼면 1천2백평 비닐하우스를 부부 둘이서 관리해도 충분해 인건비가 많이 드는 꽈리고추보다 낫다고 말한다.
수확한 딸기를 거의 전량 직접 판매하는 우씨 부부. 딸기를 저온으로 키워 쉽게 무르지가 않고 판매할 때도 크기별로 4단계로 구분해 판매하면서 눈속임(속칭 속박이)을 하지 않아서 인지 한번 사먹어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판로 걱정은 안한다고 한다.
200평 비닐하우스 한 동에서 2천~2천5백㎏의 딸기를 생산해 700만원 정도, 전체 1천2백평의 비닐하우스에서 4천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는 우씨 부부.
부인 윤씨는 “시골로 내려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이들 교육문제가 걱정이기는 해도 도시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낫다”며 밝게 웃는다.
글 : 김정진 기자 jjkim@djtimes.co.kr
사진 : 조영미 기자 ymcho@djtim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