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환경 원하는 주민의견 반영 안돼

지역간 균형발전계획 결여, 에너지 다소비형 철강산업 위주

지난 7일 중간보고회를 가진 당진군 종합발전계획 ‘다이내믹 당진비전 21’은 많은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당진군의 의뢰로 충남발전연구원이 용역을 맡은 이 보고서는 지난 제1차 당진군 건설종합계획(1992~2001)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함께 과도한 목표설정보다는 현실성과 실천가능성을 고려한 적정한 계획안의 제시와 중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에 치중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각 분야에 대한 나열식 목표설정과 성장에 대한 과도한 낙관적 견해로 인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당진군 종합발전계획인 ‘다이내믹 당진비전 21’은 우리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가. 지역 각계 인사들의 의견과 각종 연구자료들을 중심으로 심층 분석했다.

주민의 요구와 의사 반영하지 못해

당진군 종합발전계획은 ‘다이내믹 당진비전21’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역발전을 위한 중장기 비전과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의 공간구조와 산업, 교통 및 정보통신망, 자원개발, 환경보전 등에 대한 주민의 요구와 의견을 일차적으로 반영하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방자치의 기본적인 이념은 지역의 문제는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해결한다는 원칙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지방분권 운동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자치에 대한 국민의 요구와 지향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간보고서로 제출된 군 종합발전계획은 지역주민의 요구와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본지 창간기념호에 실린 설문조사나 올 1월에 발표된 ‘맑고 푸른 당진21’의 설문조사에서 군민의 대다수는 개발보다는 쾌적한 환경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민들은 개발보다는 환경을, 미래의 지역 산업으로 공업보다는 관광을 선호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충남 북부권을 선도하는 성장거점 지역 육성’이라는 계획의 기조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아직도 개발과 성장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계획의 목표로 제시한 4가지 추진전략 중 가장 첫 번째가 ‘환황해경제권의 생산·교류거점’이라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종합계획에서도 강조한

생태 환경 중심의 발전방향 결여

지난 2001년 발표된 제4차 국토종합계획은 이전의 계획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과거 계획의 정식명칭이 ‘국토종합개발계획’이었던데 반해 제4차 계획부터는 ‘개발’이라는 단어가 빠졌다.

개발과 성장 중심의 사고로 인해 자연의 자정능력과 산업의 재생산 능력마저 고갈시키는 과거의 발전방식은 더 이상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어느 정도 수용한 결과다.

물론 환경과 생태 중심의 개발이라는 기조는 각론으로 들어갈수록 점차 희석되지만 그만큼 개발 중심의 사고가 21세기에는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서도 거듭 강조하고 있는 환경과 생태 중심의 개발이라는 기조는 당진군 종합발전계획에서 좀처럼 발견되지 않고 있다. 다만 ‘환황해권 성장거점 지역’ 개발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인 문제에 대한 대책만을 구색 맞추기 식으로 거론하고 있을 뿐이다.

보고서는 21세기 당진군의 미래상으로 ‘교통 및 물류거점, 임해형 신산업 지대, 해양관광의 중심지’를 들고 있지만 과연 교통 및 물류거점이자 임해형 신산업 지대가 해양관광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해 상당수 지역인사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보고서는 해양관광의 중심지라는 미래상과는 달리 경기도 평택의 포승공단을 포함한 각종 임해산업단지의 입주와 대산항 및 평택항, 특히 내항 개발로 인한 해양오염에 대해서는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해양오염과 갯벌파괴 등 서해안 환경의 급속한 악화에도 불구하고 과연 해양관광이 지역의 미래상으로 제시될 수 있을지 많은 주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지역간 균형발전에 대한 비전 결여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서 밝히고 있는 주요 기조 중 하나는 국토의 균형적 발전이다. 그동안 성장위주의 개발정책으로 인해 수도권은 비정상적으로 초집중화된데 반해 비수도권인 지방은 온갖 개발과 발전에서 소외된 채 주변부의 멍에를 짊어져야 했다. 이로 인해 수도권은 초집중화로 인한 인구과밀과 교통, 환경, 치안, 공해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았으며 지방은 개발로부터 소외돼 국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삶의 질을 누리지 못한 채 빈곤과 황폐화로부터 벗어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당진군이라는 좁은 지역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군청 소재지인 당진읍은 온갖 행정기관과 금융, 상권 중심지로 급격한 도시팽창이 지속됐으며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한 송악면은 각종 공장이 입주하면서 급격한 인구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교통의 중심지인 신평면은 공장입주와 함께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최근 당진군에서 두 번째의 인구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한때 군내 최대 곡창지역으로 지역산업의 거점이며 상권의 중심이었던 합덕권은 최근 농업의 위기와 함께 급격한 쇠퇴를 겪고 있다. 얼마전까지 당진읍 다음으로 두 번째의 규모를 자랑했으나 이제 인구에서 신평과 송악에 이어 네 번째로 떨어졌다. 특히 정미와 대호지, 면천 등의 ‘오지’는 소외가 심화되면서 좀처럼 발전의 계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보고서는 읍·면간 균형발전과 격차해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물론 북부 해안산업지역과 중심 행정지역, 남부 내륙농업지역 등으로 각 읍·면별 발전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남부권의 내륙농업지역은 북부 해안산업지역과 중심 행정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계획이 취약하다.

오히려 남부권 농업지역은 당진읍을 염두에 둔 행정지역과 북부 산업지역을 중심으로 한 성장개발지역을 위한 구색맞추기식 계획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개발이 읍·면의 불균형 심화와 함께 일부 지역의 소외를 가중시켰고 더욱이 현재의 개발추세로 볼 때 이러한 불균형과 소외가 더욱 심화될 것이 명약관화한 만큼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발전을 꾀해야 함에도 이러한 부분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에너지 다소비형

철강산업이 중심산업

보고서는 당진군의 제조업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면서 전략산업진흥지구 지정을 통해 철강산업의 메카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철강산업이 과연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전략산업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역의 경제관계 인사 뿐만 아니라 군에서도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진행된 군 종합발전계획 중간보고회에서 권갑순 부군수는 철강산업은 세계경기에 대단히 민감한 산업으로 자칫 경기변동에 따라 미국과 영국처럼 대량의 실업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또한 지역의 경제관계 인사들도 철강산업을 지역의 대표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철강산업은 에너지 다소비형 중화학 공업으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사양산업인데다 중국의 추격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장래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상당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대표적인 공해업체라는 점도 쾌적한 환경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주민들의 정서와는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유종준 기자 jjyu@dj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