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 충남도연맹 창립 10주년 기념행사
“충남농민은 지난 10년간 정부의 농업기반 붕괴정책에 맞서 식량자급과 민족농업 사수를 위해 싸워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앞에는 새 천년의 희망은 없고 지난 세기의 고통만이 남아 있습니다.”
29일 오후 3시. 배재대학교 21세기관. ‘전농 충남도연맹 창립 10주년 기념’이라는 부제가 붙은 [2000 충남농민 전진대회]의 시작은 예상과는 달리 침울했다. 10돌의 생일을 축하하는 잔치마당의 분위기가 왜 이런가.
정수용 전농충남도연맹 의장의 기념사는 이날 침울한 행사장 분위기를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수입업자들에 의해 매년 수입되는 농산물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을 농사가 없어진 지 오래입니다. 이 때문에 편중된 재배작목으로 가격폭락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사장의 농민들이 격앙돼 있는 것은 당장의 현실적 어려움 때문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500㎜가 넘는 폭우에 논산, 부여, 서천, 당진 등에서 논과 비닐하우스,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때문에 생활 터전을 빼앗긴 채 내년 농사를 기약할 수 없는 실정인데 ‘재해보상법 제정 요구’에 대해서는 10년째 답변이 없습니다.”
지난 23일부터 6일째 쏟아져 내린 비로 충남지역에서만 77억원의 재산피해가 있었고 이중 농경지 2만5천8백69㏊가 물에 잠겼다. 1백42㏊의 벼가 쓰러지고 수확을 앞둔 채소, 과일이 유실됐다. 당장 물에 잠긴 곡식을 보고 온 농민들의 마음 속이 편할 리가 없었던 것이다. 때문에 생일잔치는 농정 성토의 장이 돼버렸다.
참석자들은 농가부채 특별법 제정, 통합농협법 개정, 재해보상법 제정, WTO이행 특별법 제정 등 4대 개혁과제 쟁취를 위해 싸워 나가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충남도연맹 10년의 역사는 충남 농민이 주인으로 일어서는 투쟁의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10년을 축하하는 잔치마당에서 민족농업 사수를 위해 싸워 나갈 것을 결의해야 하는 것이 우리 농민이 처한 오늘의 현실입니다.”
정수용 충남도연맹 의장은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민족농업 사수를 외치며 싸워야 하는 현실에 대한 한숨으로 충남도연맹 10주년의 소감을 대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