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에 있을 또 다른 나를 찾아 나서는 긴 여정의 정류장에서 지나간 시간과 다가올 시간 속에서 나의 자화상을 그려본다.” - 2003년 ‘Imago 사진전’에서...

고향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부지런히 서울과 당진을 오가는 사람이 있다. 전문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사진을 찍어야지만 뭔지 모를 안정감이 든다는 박재혁(40, 당진읍 출신)씨.

박씨가 취미생활로 사진을 시작한 건 98년. 그전에도 사진은 찍었지만 지금의 스승인 표영환 선생님을 만나면서 사진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그가 찍는 사진들은 흑백사진들로 추상성이 가미된 심상사진(순수사진 종류).

“보통사람들은 사진을 의미있게 보질 않아요. 그냥 추억의 하나라고만 생각하죠. 하지만 사진에 내용이 없으면 그것은 죽은 사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은 찍으면 찍을수록 어려운거죠.”

사진작업을 해야 할 경우 퇴근 후에 집에 들어와 암실에 들어가는 시간은 보통 저녁 8시경. 정신없이 사진작업을 하다보면 새벽 2~3시가 돼서야 암실에서 나온다. 또한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와도 건질 수 있는 사진은 잘해야 한 컷.

그러나 이제는 그 취미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사진이라는 게 시간도 시간이지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직장에 다니면서 병행하기란 무척이나 힘들다.

“술을 끊어야지 다짐하고서는 그 다음날 또 마시잖아요. 사진이 그래요. 저한테는...”

그는 사진에 점점 미쳐가고 있었다.

2001년 11월과 2003년 3월 두차례 ‘Imago 사진전’을 열었던 그는 이제 그만 손을 놓아야지 하면서도 내년 말쯤에 전시회를 또 가질 예정이라고 귀뜸해준다.

그는 아마츄어지만 열정만큼은 프로수준이었다.

“좀더 나이가 들면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고 싶어요. 바람이 있다면 좋은 사진사가 되어 칠순잔치를 갤러리에서 하고 싶은 게 꿈이예요.”

사진에 푹 빠져있는 박씨는 광화문에서 ‘제일상선(주)’라는 상호를 걸고 해운업 관련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다.

또한 한 두달에 한번씩은 아이들과 함께 꼭 당진에 있는 아버지 묘를 찾는다는 박씨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할아버지를 잊는다”며 아이들에게도 세심한 관심을 쏟는 성실한 아버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