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동 선

전교조 충남지부 대변인

지난 17일 대전지법에서 벌어진 강복환 충남교육감의 2차 공판이 있던 날.

재판장은 재판 말미에 방청객으로 온 많은 교장들을 향해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어떻게 수 십명씩 나와서 방청할 수 있으며, 교육현장에서 이 같은 일이 수용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교육현장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많은 학교에서 학교장은 현실적으로 학교에서 안 되는 일이 없는 왕과 같은 존재이니까...

승진하기 위해서는 윗사람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윗사람의 의중을 거스르는 그 어떤 말이나 행위도 쉬 용납되지 않는 구조에서 학교장은 출장도 조퇴도 학교운영도 대부분 자신의 의지대로 하니 ‘무소불위의 권력’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어쨌든 위와 같은 일은 같은 교직자의 입장에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강 교육감의 재판을 참관하는 것이 학교내 최고 관리자가 학교를 비울 만큼 중차대하고 소중한 일이었을까? 전교조에서 네이스를 반대하고 정보인권을 지키기 위해 연가를 낼 때는 온갖 이유로 비난과 반대를 하던 그분들이었다. 근무시간에 버젓이 학교를 비워 둔 채로 재판정에 앉아서 강교육감을 응원하고 있었을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율배반적인 그들의 모습과, 그렇게까지 라도 할 수밖에 없었던 교단 내 공공연한 줄서기, 패거리문화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여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일례로 강복환 교육감이 당선되자마자 교단 내에서는 오재욱 전 교육감 라인이 숙청되고 선거공신을 비롯한 강 교육감 라인을 배치하는 인사가 단행되었다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또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는 인사비리소식이 떠돌기 시작했고 오감장천(교감승진에 오백만원, 교장승진에 천만원) 이라는 신조어가 나돌더니 결국에는 강 교육감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미 강 교육감에 대해서는 인사권 매매각서가 드러나고 매관매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음이 서서히 밝혀졌다. 또한 충남지역의 교사, 교수,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심지어는 교육청직원들마저도 강교육감의 부도덕성을 지적하고 퇴진을 종용하고 있다.

이같은 교육계와 지역 대다수의 여론을 무시한 채 일부 교장들과 그의 측근들은 강 교육감이 구속되자 마자 그의 석방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작성하며 조직적인 퇴진 반대운동을 벌이고 이제는 재판정에 나가 강교육감을 응원하는(응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후 강교육감이 집행유예로 석방되었을 때를 대비해 눈도장을 찍어두기 위함인지는 모르지만) 것은 그 어떠한 변명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어리석은 일임을 그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는 마치 보스에 대한 일방적인 충성심을 강조하는 조직폭력배의 논리와 다름 아니다. 이번에 벌어진 재판정 방청이야말로 교단내 줄서기와 패거리문화가 존재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 아니었을까?

이번 일을 보면서 모든 교장선생님들이 그러한 생각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일부 학교장들의 몰염치한 행동이 전체 교육계를 흐린다는 것을 명심하고 철저한 자기반성과 더불어 교육계의 어른으로서 실추되고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충남교육을 살리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중할 것을 정중히 권고한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정정당당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강교육감에 더하여 일부 측근 교장들의 어리석은 행동은 교육에 절대 모범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